[글렌다박&] 김현주, "촬영 내내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②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기사에 ‘지옥’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11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월드랭킹 1위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의 1~3화에서 극중 '민혜진'은 소도법률사무소 소속의 변호사로 새진리회 피해자들을 변호하며 그들의 피해와 실상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한다. 죽은 줄 알았던 '민혜진'이 4년 후의 시점부터 그려지는 4화에서 마지막까지 출연하지만 그는 더이상 변호사가 아닌 비밀단체 '소도'의 수장으로 초반과 180도 다른 분위기를 표현했다. 극적인 전개와 맞춰 바뀌는 캐릭터의 표현 연기를 훌륭하게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캐릭터 해석을 소개했다.

"'민혜진'이라는 캐릭터가 정의로움은 장착하고 있지만 이상적인 캐릭터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드라마 '지옥'은 사회의 극단적인 외적 환경이나 극단적으로 치닫는 공포에 처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반응들, 인간의 군상들을 표현하죠. 저는 그것들이 인간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어요. 다만 '민혜진'도 그들 중 한 명과 다를 바 없지만 그런데도 '인간다움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1~3화에서 너무 '강인한' 캐릭터로 비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극 초반의 '민혜진'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피해자를 돕는 '변호사'잖아요. 하지만 4화 이후 '민혜진'은 법체계에서 벗어난 일도 하게 되거든요. 그렇기에 극 초반에 이후의 캐릭터 변화를 고려해 어떤 부분에서는 ''인간의 나약함'은 보여줘야겠다'라고 계획했던 것 같아요.“

김현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여배우로서 흔하지 않은 액션 장면과 단체 구타 장면 등 어렵고 또 위험한 장면의 촬영을 소화했다. 김현주가 에피소드 전편에 걸쳐 출연하며 우려했던 점은 시청자들에게 극을 이끌어가는 '민혜진이 주인공'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촬영하는 내내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에겐 1~3화 출연 배우 유아인, 양익준, 김신록 등과 4화~6화의 출연 배우 박정민, 원진아, 류경수, 김도윤 등이 주인공이었다. 일부 시청자가 본 '민혜진'의 역할이 극의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이었던 것과는 달리 김현주가 생각한 그의 역할은 전반부와 후반부를 이어주는 '다리'였다.

“'지옥'의 '사자'의 출연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 등은 모두 CG로 만들어졌잖아요. '사자'가 출연하는 장면에선 실존 인물이나 상황이 아니다 보니 '리엑션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저 끊임없이 상상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안무가분들이나 액션 팀의 스턴트 배우분들이 직접 '사자'와 높이를 맞춘 채 비슷한 제스처를 해주셨어요. 그분들의 연기만으로도 위압감을 받을 정도였기에 표현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모두가 이런 식으로 연기자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참 감사하죠.”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