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의 결말 촬영하며 '인류의 하나 남은 '씨앗'인 '튼튼이' 안고 있다'는 '사명감' 느껴
- 평소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 있는 성격, 실제 고지를 받는다면 집에서 조용히 죽음 맞이할 것
- 데뷔 25년 차, 누가 봐도 늘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떠올리게 되는 배우이길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기사에 ‘지옥’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마지막 회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지옥에 간다'라는 천사의 고지를 받은 아기 '튼튼이'(태명)의 시연이 이루어진다. 시연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 가운데 '사자'가 나타나자 '민혜진'(김현주)은 그들을 막기 위해 미친 듯 싸우지만 초자연적 존재인 '사자'를 멈출 순 없었다. '튼튼이'를 감싸 안은 '튼튼이' 부모, '배영재'(박정민)와 '송소현'(원진아) 부부의 희생으로 인해 '튼튼이'는 살아나게 되고, '민혜진'(김현주) 품에 안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민혜진’은 ‘튼튼이’를 데리고 아수라장이 된 시연의 현장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오며 택시를 탄다. ‘민혜진’을 알아본 택시기사가 던지는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라는 마지막 한 마디는 '지옥'의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본 시청자들이나 그렇지 않은 이들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작품의 명대사가 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스틸.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스틸.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결말이 왜 이렇게 끝나지'라고 생각하며 감독님께도 여쭤봤지만 말씀을 해주지 않으셨어요. 결말을 촬영하며 작은 아기이지만 '인간 세상'을 구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튼튼이'의 생명을 구한 건 그의 부모였지만 제가 살아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인류의 마지막, 하나 남은 '씨앗'인 '튼튼이'를 안고 있다'라는 일종의 '사명감'이 들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지옥’에서 ‘민혜진’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김현주는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 결말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얘기했다. 평소에 사람들과 어울려서 무언가를 하는 게 어색하고 힘들다는 그는 홀로 술을 마시고, 홀로 밥 먹고, 홀로 운동하는 등 혼자하는 게 편하다. 작품 속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김현주는 어떻게 반응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워낙 성향이 그런지라 어떤 선동에도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않아요. 극중 새진리회가 하듯 아무리 사회에서 영향을 끼치며 위세 등등하게 떠들어도 저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믿는 것이 진짜다’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만약 제가 고지를 받는다면 아마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라는 직업이 지닌 장점 중 하나는 늘 새로운 캐릭터와 사람을 만난다는 점이다. 늘 새롭고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므로 오래 종사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데뷔 25년 차가 된 김현주. 그동안 연기자로서 경력도 쌓였지만 인간으로서도 나이를 먹기 때문에 내면적으로 성장한 걸 볼 수 있다. 다른 곳이 아닌 그의 ‘연기’에서 묻어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예전엔 '내 안의 테두리', '나에게만' 집중했던 시간이 되게 많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 사람들, 주변 사물들까지 한 번 더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또 저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들어주게 되고. 그러면서 제 안에 다양한 감정들이 습득되고 쌓이면서 연기에 녹아들어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펼치게 되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민혜진' 역의 배우 김현주. 사진=넷플릭스 제공

“앞으로 연기자로서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누가 봐도 늘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떠올리게 되는 배우가 되길 바랍니다. 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해봐야겠다'라며 저의 '노력'들이 누군가에게는 '용기'로 느껴질 수 있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올해 마무리 잘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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