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지옥’서 '삶'과 '죽음'보다 '인간의 나약함'과 '맹목적인 시선' 메시지 와닿아
- 부성애 감정 잡기 어려워 '내 가족 중 누군가 고지를 받았다면' 상상하며 연기
- ‘지옥’이 현실 상황이라면 '화살촉'의 일원 혹은 '새진리회'를 신봉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기사에 ‘지옥’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부부는 태중의 약한 아기의 건강을 소원하며 태명을 ‘튼튼이’라 지었다. 방송국의 PD인 남편은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종교집단인 ‘새진리회’의 다큐멘터리 캠페인 편집을 맡아 아내의 출산도 지켜보지 못했다.
아내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로 옮겨진 ‘튼튼이’가 며칠 후 ‘지옥으로 간다’라고 알리는 천사의 고지를 목격한다. 이건 그동안 남편이 극도의 반감을 드러낸 '새진리회'가 주장하는 교리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그는 혼란스러움과 격한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나의 아이가 죽는다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모든 에피소드를 시청한 후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극중 ‘튼튼이’(태명)는 신생아로서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되었지만 천사에게서 ‘지옥에 간다’라는 고지를 받는다. ‘튼튼이’ 아빠인 ‘배영재’ 역을 맡았던 배우 박정민이 작품 속에서 찾은 건 '삶'과 '죽음'보다 '인간의 나약함'과 '맹목적인 시선'에 관한 메시지였다.
"웹툰을 처음 봤을 때도 그랬고 실사화된 영상을 봤을 때도 저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어요, 감독님께서 처음 전달하시고자 한 메시지들이 완성도 있게 표현되었고 배우분들도 각자의 역할에서 표현력 있게 연기를 잘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4화부터 출연을 하는데 워낙 웹툰 1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1화에서 감독님이 메시지들을 다 담으신 것 같아 '이거 (1화~3화) 너무 재미있는데 내가 나오는 부분부터 재미없으면 어떡하지'라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러나 걱정이나 부담감이 해결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듯 제가 맡은 것을 우직하게 해내는 것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박정민은 실제로 미혼이고 아이도 없지만 극중에서는 아내도 있고 갓 태어난 '튼튼이'의 아빠로 연기를 한다. 그는 극중 아내 '송소현'(원진아)의 분만 그리고 '튼튼이'가 고지를 받은 이후의 시점부터 감정을 잡아가는 모든 연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부모의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 이해하고 찾아가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어떤 감정은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있다. 그가 연기해야 했던 감정인 '부성애' 같은 것 말이다. 그렇기에 박정민이 생각해낸 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내 가족 중 누군가 고지를 받았다면'이라 상상하며 연기를 해나갔다.
"드라마 '지옥'은 세상의 많은 사람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지점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품을 시청하면서 '과연 나는 작품이 제시하는 저 인물들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인가', '그 갈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사람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저도 굉장히 나약하고, 쉽게 휩쓸리고, 선동당하고, 정체가 불분명한 것에 대해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작품 안에서는 다소 극적으로 표현이 되어 '악한 사람'으로 인식이 될 수 있지만 어쩌면 저도 이 시기에 '화살촉'의 일원과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요. '새진리회'를 신봉하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 [글렌다박&] 김현주, “결말 촬영하며 ‘인간 세상의 마지막’ 구한 느낌 받아” ③
- [글렌다박&] 김현주, "촬영 내내 '주인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②
- [글렌다박&] 김현주, “원작 안의 실존 인물 연기에 대한 부담감 있었다” ①
- [글렌다박&] 김지운, "'Dr. 브레인' 제작하며 일본 애니 '파프리카' 참고해" ③
- [글렌다박&] 원진아, "시즌2서 송소현 부활하면 현실적이고 인간적이길" ③
- [글렌다박&] 원진아, "지옥은 정답이나 해답이 없는 세계관 지녀" ②
- [글렌다박&] 원진아, "대본 읽은 뒤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①
- [글렌다박&] 손석구, "영화의 관전포인트는 실제 있을 법한 연애" ②
- [글렌다박&] ‘지옥’ 연상호, “작품 통해 ‘휴머니즘 무엇일까’라는 질문 던져” ③
- [글렌다박&] ‘지옥’ 연상호,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정진수’“ ②
- [글렌다박&] ‘지옥’ 연상호, “처음엔 6화가 아니라 3화에서 끝내려 했었죠” ①
- [글렌다박&] 이선균, “아내 전혜진, ‘Dr. 브레인’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 ③
- [글렌다박&] 이상윤, "원 더 우먼, 보기드문 서울대 3인방 함께 해" ③
- [글렌다박&] 전종서, "연인과 나이차이 상관없어" ③
- [글렌다박&] 안보현, "아직 연애보다는 연기가 재미있고 좋아" ③
- [글렌다박&] 유태오, “로그인벨지움’ 작품화 상상 못 했기에 신기하고 감사해” ①
- [글렌다박&] 박정민 “연기한 많은 부분 애드리브, 의도한 바는 아냐” ①
- [글렌다박&] 박정민 “시즌2 제작된다면 부활해서 ‘튼튼이’·‘송소현’과 가정 이루길” ③
- [글렌다박&] '긴 하루' 신소율, "힘든 시기의 '기록 습관' 책 발매로 이어져" ②
- [글렌다박&] 유아인 “‘지옥’ 원작의 ‘정진수’ 비주얼 구현을 위해 노력” ①
- [글렌다박&] 유아인 “‘정진수’는 최소의 등장으로 최대한의 몰입력 표현하는 역할” ②
- [글렌다박&] 유아인 ”가끔은 신이 세상을 시뮬레이션하며 게임하고 있다는 상상해“ ③
- [글렌다박&] 유아인 ”한때 가수 지망생, 음악 영화에서 뮤지션 역할 도전해보고파“ ④
- [글렌다박&] 강훈 "옷소매 '홍덕로'는 매력 충만한 캐릭터"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