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규 감독의 신작 옴니버스영화 '긴 하루'서 소설가 현수 역 맡아
단편영화 연출 계획중, 글 쓰는 것 어려워 전문적으로 배울까 고민
연기할 때 진중한 모습의 남보라 배우 덕분에 역할 집중할 수 있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 '두 개의 연애', '늦여름' 등에서 독특한 감성을 선보였던 조성규 감독 신작 영화 '긴 하루'가 내일(30일) 개봉한다.

영화는 어느 날, 끝나지 않을 것 같이 이어지는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큰 감나무가 있는 집',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 '긴 하루'라는 네 개의 옴니버스 드라마 속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같은 이름과 장소, 기억을 공유하며 이어지고, 또 묘하게 어긋남을 보여준다.

영화 '긴 하루' 티저 포스터. 사진: 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티저 포스터. 사진: 하준사 제공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김동완은 첫 번째 이야기 '큰 감나무가 있는 집'의 주인공인 소설가 ‘현수’ 역을 맡았다. 이야기는 ‘현수’가 이사한 낯선 집에서 만난 미스터리하고도 매력 넘치는 이웃 '윤주'와 보내는 그의 '긴 하루'를 보여준다. '윤주' 역은 배우 남보라가 맡아 연기를 펼쳤다.

영화 '긴 하루'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동완을 만나 촬영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조성규 감독의 신작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조 감독님의 시나리오엔 소소하고 일상적인 대사가 많아요. 영화의 구성보다는 판타지가 가미된 오픈 결말의 제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어요. 감독님의 촬영장엔 분야의 전문가가 많이 오시기 때문에 현장이 좋고 작업하는 게 즐거워서 작품이 특이하거나 어렵지만 않다면 불러주실 때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합니다. 감독님께서는 연출자이기 이전에 작품 수입과 제작을 전문으로 하신 만큼 프리프로덕션에 능하신 분이라는 걸 느껴요. 저예산 독립작품일수록 현실을 직시해야 하잖아요. 감독님의 경우엔 '어느 제작비 안에서, 며칠 안에, 어떻게 찍어야 촬영을 마칠 수 있다'라는 모든 계산과 계획이 철저히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대단하다고 느껴요.”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가장 많이 고민한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극중 ‘현수’는 소설가인데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하시나요?

“어설프게 글을 쓰고 촬영하다 보니 배우의 연기가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단편영화 연출을 기획하고 있어요. 그런데 평소 제가 쓰는 '글'이라는 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기처럼 올리는 포스팅들이에요. 요즘은 작가분들도 온라인 활동이 왕성하니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쓰는 걸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글 쓰는 게 참 어렵다'라는 생각도 들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겁부터 날 때도 있어요. 요즘엔 '글을 배워야 할까'라는 고민입니다. 어설프게 쓰면 안 쓰느니만 못하니까요.”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화면으로 본 본인의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작품에서 연출자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못 하는 것처럼 촬영이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서로의 실력이 아니라 합이 안 맞아서 그런 경우인 거죠. 저의 연기에는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아요.”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과 '윤주' 역의 남보라.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과 '윤주' 역의 남보라. 사진=하준사 제공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남보라씨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남보라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인상만 보면 아기 같이 생기셨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나와 잘 어울릴까'라는 걱정도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이미지가 저도 똑같이 있었어요. 대가족의 맏언니로 상냥하고, 말도 예쁘게 하고, 책임감 있는 그런 거요. 그런데 연기에 있어서는 정말 진중하고 연기자로서 소양도 갖추셨고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상대 배우나 스태프진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으니까 오로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꼭 한 번 다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입니다.”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영화 '긴 하루' 스틸. '현수' 역의 김동완. 사진=하준사 제공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마무리를 채워줄 영화 '긴 하루'의 예비 관객들께 한 마디 남겨주세요.

"시기가 시기인지라 '극장에 와주세요'라고 말씀드리기도 어렵네요. 그렇지만 기회가 돼 영화 '긴 하루'를 보신다면 저와 (남)보라씨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에게 하루 동안 일어나는 풋풋하고도 설레는 에피스드를 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연말 건강히 보내시고요. 저는 내년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올 테니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끝]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