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촬영 끝나고 한동안 터널 못 지나가
최국장에서 골드카드 받는 장면은 충격과 상처
국내외 오갔던 활동은 배우로서 경력과 경험돼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해 12월24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드라마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를 위해 달에 있는 '발해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전을 위해 달로 떠나는 대원들의 목표는 바로 지구에 고갈된 '물'의 샘플을 찾는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실제로 ‘물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돌아보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서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서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중 발해기지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대원들 사이 브레인 역할을 하는 '송지안'으로 분한 배우 배두나. 그는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터널'을 촬영했을 당시 한동안 터널을 못 지나다닐 정도였다. 이번 작품을 마치고 나서는 물을 한 상자씩 사놓고 트렁크에 넣고 다닐 정도로 만일을 준비하게 됐다"며 작품을 촬영할 때마다 생기는 트라우마를 소개했다.

"이 작품이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작품이 단순히 '오락성'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돌아볼 만한 여러 주제를 건드리면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도 '물'을 대하는 생활 습관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영화의 순기능 아닐까요. 저는 앞에 나서서 '환경을 지킵시다' 같은 캠페인 같은 건 잘 못하거든요. 하지만 작품을 통해서는 얼마든지 제가 하고 싶은 영향력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스틸.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스틸.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감독님과 작가님을 처음 됐던 첫 미팅 때 ''지안'의 설정이 22살에 박사학위를 딴 천재 과학자니까 말할 때 전문용어를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웃음) 그 외에 감독님께서 제게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특별히 요청하신 건 없어요. 저는 캐릭터에 대해 현장에서 그때그때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고요의 바다'의 경우 1화에서 언니의 죽음으로 인한 대가로 최 국장에게 골드카드를 받는 장면 촬영을 일정 초반에 했어요. 그 장면에서 너무 충격을 받았고 큰 상처로 와닿아서 그때 '지안'의 캐릭터에 몰입이 깊게 됐던 것 같아요. 실제 극의 전개와 맞춰 촬영을 한 게 제겐 많은이 도움됐습니다.“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 시즌2에 대해 박은교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과 전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 내용의 방향을 알지 못한다. 시즌2가 계획된다면 시즌1의 마지막에 살아남은 이들이 지구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시즌2에선 '지안'이 언급하는 것처럼 루나'와 함께 국제지구연구소 같은 곳에서 따로 연구하는 걸 상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스틸. '한윤재' 역을 맡은 배우 공유와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스틸. '한윤재' 역을 맡은 배우 공유와 '송지안'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1999년에 데뷔한 제가 참 운이 좋은 게 2000년대는 한국 영화계의 르네상스시대였어요.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그만큼 눈부시게 발전하는 걸 몸소 경험했죠. 물론 앞으로 20년 후에는 달라지고 또 발전하겠지만 지금은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걸 느껴요. 제가 한국 영화인으로서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의 영화에 참여하면 '우리나라 영화계는 이렇게 다르구나'라며 배우로서의 저와 자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그건 좋은 장점인 것 같아요.“

배두나는 일본, 미국, 심지어 넷플릭스가 국내로 들어오기 이전부터 외화에 출연하며 활동무대를 넓혔다. 동시에 2018년 드라마 '최고의 이혼', '킹덤' 시리즈, '비밀의 숲' 시리즈, 영화 '터널', '마약왕', '페르소나' 등 다양한 국내 콘텐츠에도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동했다.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두나는 처음 해외에 진출했던 당시 배우로서 '성공'에 의미를 둔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어떤 무대도 가리지 않는다. 이유는 어떠한 무대나 콘텐츠도 배우로서 발전할 수 있는 더 나은 경력과 경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외와 국내를 오가며 각기 다른 작품에서 장단점을 느끼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는 배두나. 2022년 그의 또 다른 비상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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