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수소·로봇사업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
삼성전자 한종희, 스마트폰·가전의 ‘스마트홈’ 생태계에 집중
LG전자 조주완, 미래먹거리로 전장사업 낙점
포스코 전중선, 친환경 사업으로 그룹 미래 주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호랑이해를 맞아 범띠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범띠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전문경영인으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전중선 포스코그룹 사장이 꼽힌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1962년생 동갑내기이다. 이들은 호랑이의 용맹스러운 기운을 받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래지향적인 공세적 경영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 미래사업 발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수소, 로봇 위주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수소, 로봇 위주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박정원, 수소·로봇사업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은 핵심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재무 유동성 위기로 시작된 구조조정이 곧 종료될 전망이다. 2020년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 관리 속에 기업 매각 등 자구안을 이행하면서 구조조정 졸업을 앞뒀다.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받았다. 그룹은 이후 2년간 클럽모우CC를 비롯한 네오플럭스·두산타워·두산모트롤BG·두산솔루스·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차례로 매각하는 등 강력한 자구안을 이행했다.

그룹은 이를 통해 3조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그 결과 올 상반기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룹은 박 회장을 중심으로 수소, 로봇사업 위주로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수소사업 전반에 걸쳐 우리가 보유한 독보적 제품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산업을 선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신사업 부분에서도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솔루션 부문 등 지난해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고, 이제는 본격 성장 가도에 올라설 때”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에 맞춰 올해 4가지 중점 실행 과제를 제시했다. ▲신사업군의 본격적인 성장 ▲수소 비즈니스 선도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 ▲기존 사업의 경쟁 우위를 통한 시장 선도 등이다.

이와 함께 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해 26년간 유지했던 기업아이덴티티(CI)를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로 이름 붙인 파란색의 새 CI로 변경했다. 올해 그룹의 새 출발에 맞춰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범띠 전문경영인으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전중선 포스코그룹 사장이 있다. 이들도 1962년생 동갑내기로 회사 미래사업 발굴에 힘쓰는 모습이다. 사진=각사 제공
범띠 전문경영인으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전중선 포스코그룹 사장이 있다. 이들도 1962년생 동갑내기로 회사 미래사업 발굴에 힘쓰는 모습이다. 사진=각사 제공

◆전문경영인 동갑내기 3인방, 그룹 혁신에 '앞장'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범띠 CEO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들은 지난해 그룹 정기인사에서 수장에 오른 것은 물론 올해 ‘CES 2022’에서 각각 현장 기조연설과 영상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한 부회장은 가전과 스마트폰에서 시너지를 내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이와 관련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열린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회사의 혁신 행보를 공식화했다. 

업계는 한 부회장이 올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스마트홈’ 생태계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전장사업 재개 가능성과 함께 올해 CES에서 중점적으로 챙긴 분야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등을 언급했다. 

조 사장 역시 LG전자 대표이사로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올해로 LG전자에 몸담은 지 36년째를 맞았다. 조 사장은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최근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 해외사업 경험을 갖춘 조 사장은 사업 전략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는 해외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경쟁력이 미래사업에 달렸다고 판단,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에서 가장 먼저 전장사업부터 챙겼다. 신사업으로 점찍은 전장사업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 전중선 사장도 1962년생 범띠다. 그간 전 사장은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면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왔다. 그는 이번 승진으로 2018년 부사장 승진 후 4년 만에 사장으로 발탁됐다.

전 사장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측근으로 전략기획본부 본부장과 글로벌인프라 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라는 변화를 앞둔 가운데 친환경사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오랫동안 이어진 코로나19 등으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 경영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리더의 추진력과 위기 극복 능력이 절실한 만큼 올해 초점이 새 먹거리 발굴과 성장에 맞춰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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