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콘솔·메타버스 등 준비, 업계 트렌드 변화 클 듯

지난해는 연초 기대와 달리 국내 게임 개발사들에게 힘든 한해였다. 트럭시위 사태를 시작으로 확률형 아이템 이슈, 이기기 위해 과도한 결제를 조장하는 페이투윈(P2W) 문제 등이 업계를 뒤흔들었다. 과도기를 거친 게임업계는 2022년 새로운 키워드와 트렌드를 중심으로 성장을 노린다. 게임사들은 올해 어떤 전략을 세웠을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올해 P2E, 콘솔, 메타버스 등 신분야 개척 성과를 본격적으로 낼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올해 P2E, 콘솔, 메타버스 등 신분야 개척 성과를 본격적으로 낼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고난의 2021년을 넘긴 국내 게임업계가 도약을 위해 3가지 신사업을 꺼냈다.  P2E, 메타버스, 콘솔 등으로 게임업계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P2E는 대세 아닌 필수

위메이드는 지난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인 게임사로 꼽힌다. 플레이하면서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2E) 서비스를 도입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버전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글로벌시장 진출작의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이 넘어가면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미르4 글로벌버전은 130만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018년부터 준비하던 블록체인사업이 미르4를 기점으로 엄청난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 엔씨소프트(엔씨), 넷마블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모두 자신들이 내세우는 P2E 플랫폼이 P2E판 ’스팀‘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컴투스홀딩스의 플랫폼 '하이브’는 개발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표방했다. 블록체인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추가하고 MMORPG 외 장르 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한다. 새해부터는 C2X(가칭)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이브를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으로 만들고 1분기 내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와 넷마블도 해외 자회사와 지식재산권(IP)의 강점을 살린 블록체인 P2E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 엔씨는 자사 IP 중 MMORPG 장르 대체불가토큰(NFT) 도입을 준비 중이다. 홍원기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MMORPG가 NFT에 가장 적합한 장르이며, 어떤 게임에 적용할지는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모았다.

넷마블은 북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북미 자회사인 잼시티에 블록체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신작 ‘챔피언스: 어센션’(Champions: Ascension)을 지난해 12월27일 공개한 바 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콘솔 레이싱 게임으로 개발 중이며 던전앤파이터 듀얼과 함께 넥슨의 콘솔시장 진출 선두에 선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콘솔 레이싱 게임으로 개발 중이며 던전앤파이터 듀얼과 함께 넥슨의 콘솔시장 진출 선두에 선다. 사진=넥슨 제공

◆멀티 플랫폼=콘솔 시장 흡수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플랫폼 한계를 체감하고 이를 콘솔로 전환한다. 시장 규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국내와 글로벌시장 모두 증가했으며 충성 유저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2021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솔게임시장은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 시장규모는 1조원을 넘어서 최근 5년 동안 30~6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17.3%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모바일게임시장 성장 전망치의 두배 수준이다. 모바일시장 성장 전망치는 9.5%다.

업계는 단순 콘솔 개발이 아닌 PC와 호환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다. PC 사양이 콘솔 기기를 뛰어넘는 경우가 늘었으며 차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넥슨, 넷마블, 엔씨 등 3N은 연이은 매출 상승세를 콘솔에 투자한다. 넥슨은 자사 인기 IP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를 앞뒀으며 '던전앤파이터 듀얼‘(DNF DUEL)도 출시 후 호평을 받는다. 

엔씨는 자사 멀티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활용해 ‘리니지W’의 콘솔 버전을 준비한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외부 IP를 활용한 협업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사용자 확보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사업은 P2E와 콘솔 신사업보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사진=픽사베이
메타버스사업은 P2E와 콘솔 신사업보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사진=픽사베이

◆메타버스사업은 투자 위주로

P2E, 콘솔 개발과 달리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플랫폼사업 준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등 거대 플랫폼시장이 이미 형성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들어가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대신 게임 내 소스를 기업에 제공하거나 관련 기술회사 투자, 협업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넥슨과 넷마블은 최근까지 메타버스 관련 기업 인수, 투자에 집중했다. 넥슨은 지난 2일 YNC&S(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YNC&S는 YG,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가 만든 합작사로 최첨단 영상제작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중 위지윅과 엔피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기술 기업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손자회사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로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메타버스 연구소 '메타버스 VFX'를 올 상반기까지 준공할 계획이며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방향성은 지난해 투자에 따라 진행 중이라며 성과 창출은 신작 발표와 더불어 이뤄질 것이고 흐름이 빠른 업계 특성상 상반기에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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