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 24.7%, 유동인구 급감
지난해 3분기 집합상가 투자수익률 1.99% 기록
업종·입지·충분한 자본 고려하면 투자가치 충분

 

서울 홍대입구 인근에 대학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한적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서울 홍대입구 인근에 대학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한적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서울 상권에 발걸음이 끊겼다. 공실률과 임대료가 오르는 등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힘든 나날을 겪는 서울 상권을 직접 찾아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 상권은 국내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이 찾는 ‘젊음의 거리’로 불린다. 예전 홍대는 지나다니기 힘들만큼 사람이 북적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한적한 거리로 변했다.

28일 홍대입구역 9번출구로 나와 상권이 밀집된 홍대거리에 도착했다. 약속의 성지로 불리며 인파가 몰렸던 패스트푸드 매장 버거킹 홍대역점도 2020년 8월 폐업한 이후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과거에 자주 찾던 맛집도 이제는 먼지만 가득한 상가가 됐다.

홍익대학교에 다닌다는 대학생에게 상권 분위기를 물었다. 대학생 A씨는 “입학할 때 학교까지 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특히 저녁에는 거리는 물론 지하철까지 꽉 찼다”며 “아직도 사람이 많긴 하다. 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다른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적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홍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서울 평균(4.4%)보다 20.3% 높은 24.7%로 집계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지난해 3분기 홍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서울 평균(4.4%)보다 20.3% 높은 24.7%로 집계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공실률 17.7%, 역대 '최고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홍대 소규모(일반 2층·연면적 330㎡ 이하) 상가 공실률은 2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4.4%)보다 20.3%포인트 높다. 홍대 중대형(일반 3층 이상㎡·연면적 330㎡ 초과) 상가 공실률은 17.7%다. 이는 평균 공실률(9.7%) 대비 8.0%포인트 높은 수치다.

임대료는 올랐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홍대가 위치한 서교동 임대료는 ㎡당 14만7714원이다. 2020년 3분기(13만5895원) 대비 1만1819원(8.6%) 상승했다. 침체기에 빠진 지역에서 임대료가 하락하는 반면 홍대는 올랐다.

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말이 안된다는 의견이다. 월세를 인하해 상공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임대료가 오르는건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4분기와 올 1분기 임대료 등을 고려하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수는 줄었다. 서울시 ‘지역·상권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홍대 전체 점포 수는 7765개다. 2020년 3분기(7919개) 대비 154개(2.0%) 감소했다. 특히 2019년 3분기 595개에서 2020년 655개로 급증했던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지난해 620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홍대에 들어온 신생기업 생존율은 77.7%다. 3년 생존율은 50.9%, 5년은 35.1%다. 3년 이후부터는 2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5년 이후는 3곳중 2곳 상가의 불이 꺼진다. 홍대의 평균영업 기간은 최근 10년 기준 3년이다.

폐업한 상가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홍대에서 개업한 상가는 218곳이다. 반면 폐업한 상가는 230곳이다. 2020년 3분기에는 226곳이 희망을 품고 창업을 시작했으나 293곳이 문을 닫았다. 개업한 상가보다 폐업한 상가가 눈에 띄게 많다.

30년 동안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사업을 시작할때 인근 대학생은 물론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평일도 주말같이 바빴고 주말에는 쉴 틈이 없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당시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얼마 가지 못했다.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홍대 인근 유동인구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3만4328명에 달했던 유동인구 수는 2020년 19만8916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8만3938명으로 2년 만에 5만390명(21.5%)의 발걸음이 끊겼다.

선종필 상가레이다 대표는 “홍대는 조정이 필요한 지역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세가 격해지기 전에도 임대료 문제로 인해 공실률 문제가 발생했다”며 “홍대 메인상권에서 이탈한 상권이 주변으로 확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대 상권은 충분한 자본과 업종·입지 등을 고려하면 투자하기 충분한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홍대 상권은 충분한 자본과 업종·입지 등을 고려하면 투자하기 충분한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업종·입지 중요, "자본 고려해야"

이번엔 홍대 상권 투자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8년 동안 운영하면서 이렇게 침체된 적을 본적이 없다”며 “그래도 홍대 상권 투자와 관련된 전화나 문의가 종종 온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권리금이 없이 내놓는 상가도 많다. 상권이 살아날 때까지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나 임대료와 권리금이 저렴할 때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낮아졌을 때 건물을 매입하는 투자자도 존재한다. 특히 상권이 활성화 되는 시기를 고려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홍대는 입지와 규모에 따라 권리금·임대료가 천차만별이다. 방금 투자문의를 받았다는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홍대 건물투자는 주식과 같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야 한다는 말이 적당하다”며 “지금 상황을 보면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인근 시세에 비해 가격이 낮은 건물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홍대 같은 대학가 상권은 코로나19 이슈로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상권이 위축됐다”며 “건물투자를 진행할때 업종과 입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자본차이 부분보다는 임차료에 따른 세금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종필 대표는 “최근 건물투자를 진행할때 운영수익적 부분이 없기 때문에 시기를 잘 고려해야 한다”며 “시세상승에 따른 이익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한계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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