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장 대출ㆍ이자 총액 139조원 돌파
이익 사회 환원보다 성과급ㆍ고배당 결정 눈총
배당성향 코로나19 이전 수준 25~26%대 결정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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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금융권이 직원들에게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고 사상 최고 배당을 결정하면서 고금리 장사로 자기들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 연장된 대출과 이자의 총액은 139조원을 넘어서면서 상환 연장과 직접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모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순이자이익(대출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은 34조70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5% 늘었다. 이는 전체 은행 순이익의 70%일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은 모두 사상 최대인 2조원대 순이익을 냈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를 이유로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췄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2.21%포인트로, 2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금리인하요구권 고지나 적용처럼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보다는 높은 성과급과 고배당을 결정하면서 금융권을 향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생활고 때문에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인데, 이를 이용해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이다.

직원들의 두둑한 성과금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 KB국민은행은 성과급을 월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 수준을 받는다. 우리은행 노사는 최근 기본금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는데 여기에 사기 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원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성과급은 기본급의 300%가 넘는다.

역대급 배당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은 실적 회복에 발맞춰 배당성향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5~26%대로 끌어올렸다. 4대 금융이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총 3조7309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로 은행에서 돈을 빌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가 내달 말 종료된다. 금융 당국은 대출 원금 상환과 이자 납부를 6개월씩 모두 4차례 연장했다.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연장된 대출과 이자의 총액은 139조4494억 원에 달한다. 

자영업자들은 빚이 너무 많아 연장과 유예로는 헤어나기 어렵다며 적극적인 탕감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실적 잔치를 벌이는 동안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5번째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연장 여부를 다음 달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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