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속 투심 급랭
전쟁충돌 지역·장기화 유무가 조정 폭 결정

연초부터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는 올 들어 9% 내렸고, 코스닥은 17% 폭락한 상황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연초부터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는 올 들어 9% 내렸고, 코스닥은 17% 폭락한 상황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연초부터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는 14일 기준으로 9.17% 떨어졌고, 코스닥은 17.52% 폭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시작으로 선진국 전반에서 수도를 잠그려 들고 있다. 이 와중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시장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서울와이어가 글로벌 이슈와 국내 경제·증시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올해 들어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만 간다. 코스피·코스닥의 낙폭이 거세다. 특히 국내 증시의 조정이 깊다. 지난해 3316.08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2591.53까지 밀려났다. 특히 올 1월에만 10.56% 떨어졌다. 긴축에 대한 불안감과 전쟁이 겹친 영향이다. 

15일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하락이 또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의 긴축 가속·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도 있다. 현재 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여행금지 명령과 더불어 자국민 피신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창 진행중이나, 당장 16일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에 뛰어들 경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가 상승을 넘어 폭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내외 경제와 증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내외 경제와 증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 전쟁시 경제·시장 어떻게 될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점치기는 어렵다. 당장 전면전이 현실화될지, 긴장 상태가 장기화될지, 아니면 장기 전면전 형태로 갈지 단언키 어렵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면전에 따른 미국의 대 러시아 강경 제재 조치 현실화인데, 대표적으로 러시아 금융기관의 달러 결제망 퇴출과 같은 제재 조치 시행”이라며 “달러 결제망 퇴출은 일시적 글로벌 자금경색을 초래, 글로벌 신용 리스크 확대를 유발시키는 동시에 러시아의 석유·천연가스 공급 감소 혹은 중단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면전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미국-러시아간의 갈등 장기화는 물가와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갈등 장기화로 유가가 90달러를 넘은 상태가 지속되면 물가 압력의 빠른 둔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원유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가의 경우 경제적 악영향 확대가 자명하다.

황수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쟁 발생 전에는 발생확률이 오르면서 주가가 하락하다가, 실제 발발 이후에는 주가가 올랐다”면서 “예상되지 않은 정쟁 발생 이후에는 주가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작전, 아프간 전쟁, 이라크전쟁 직전 주가는 전쟁 발생 가능성을 반영하며 조정 국면을 지나 상승 추세가 나타났다. 반면 기습에 의해 시작된 태평양전쟁(진주만공습) 한국전쟁, 걸프전의 경우 전쟁이 일어난 후 최소 10거래일 이상 주가 조정이 이어졌다.

황 연구원은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주가는 전쟁 가능성을 반영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 압력을 키우며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서 일하날 수 있는 전쟁이 원유, 천연가스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상기해야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금융증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금융증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진=픽사베이

◆ 전쟁 시작시 시장 하락 장기화 가능성도

전쟁이 만약 실제로 발생할 경우, 시장은 어떻게 될까. 과거 사례를 보면 전쟁충돌 지역, 리스크 장기화 유무가 기간조정 폭을 결정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2001년 9/11 테러 사태의 경우 발생일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급락했고, 31거래일만에 하락분을 되돌렸다.

2020년 이란 군부 장군이 공급으로 사망했을 당시 S&P500지수는 5거래일만에,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을 때는 3거래일만에 하락세를 되돌렸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에 따른 유럽 서방국가의 제재 압력이 심화됐던 시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선이었으나, 추가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S&P500과 코스피는 약 1달간 기간 조정을 거치고 이후 올랐다.

이 연구원은 “문제는 산유국 지역 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장기화될 경우”라며 “1990년 당시 발생했던 걸프전은 사태가 일단락되기까지 최대 6개월 가량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WTI는 당시 전쟁 발발 후 최대 70%까지 올랐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0베이시스포인트 올랐다. 당시 코스피와 S&P500지수가 하락을 회복하는데 6~7개월 가량이 걸렸다.

물론 해당 시기·상황과 경제 레벨 등을 감안하면 당시와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곳곳에 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자칫하면 경제와 증권시장 모두가 긴 침체의 터널을 걷게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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