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경기에 2차 하락 가능성도 충분
단기적으로 낙폭과대주 살피란 조언도

연초부터 국내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가 9.17%, 코스닥이 17.52% 폭락했다. 이와 관련 시장 대응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연초부터 국내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가 9.17%, 코스닥이 17.52% 폭락했다. 이와 관련 시장 대응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연초부터 시장이 추락 중이다. 코스피는 14일 기준으로 9.17% 떨어졌고, 코스닥은 17.52% 폭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시작으로 선진국 전반에서 수도를 잠그려 들고 있다. 이 와중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시장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서울와이어가 글로벌 이슈와 국내 경제·증시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올 들어 증시 폭락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도 지쳐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15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면 2차 하락 가능성을 생각해 일단은 지켜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낙폭과대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있다.

두 조언 다 일리는 있다. 작금의 문제는 전쟁만이 아니다. 당장 미국 등 선진국의 긴축은 이제 시작이다. 국내 시장은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대외 노출도가 높으며, 외환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 추가적인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자명하다. 이를 감안하면 현금비중을 확대하고, 금융과 통신 등 방어주 성격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줍줍’에 나설때라는 견해도 나온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은 역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제약·바이오, 운송, 디스플레이, 화장품 등과 유통 업종이 락바텀(지수나 주가가 그 이하를 뚫고 내려가기 힘든 최저치에 근접했다는 의미)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시장을 뒤흔들 이슈는 많다. 당장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금리인상 등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연준 제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시장을 뒤흔들 이슈는 많다. 당장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금리인상 등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연준 제공

◆ 전쟁 외에도 우려 많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뒤흔드는 요인 중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지만, 이외에도 이슈는 많다.

당장 국내 시간으로 16일 미국 소매판매, 산업생산 지표, 17일 미국 FOMC 회의록 공개 등이 예정돼 있다. 연내 7번 금리인상(미국) 전망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경기불안과 긴축이라는 큰 틀에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이 시장을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단언하기 어렵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증시 급락은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급락 요인은 표면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러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반등세는 제한적이었고, 천연가스 가격은 안정적이었다”면서 “지난 주말 증시 급락의 핵심 원인은 펀더멘털 불확실성과 미국 소비불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시건대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7을 기록했다. 이는 1월 확정치(67.2)는 물론 시장 예상치(67.0)도 크게 밑돈 수치다.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로 언급하고 있는 고용과 물가 서프라이즈가 2월초부터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 참여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경제지표 부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더욱 매파적인 색이 짙어지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경기회복과 경기모멘텀 강화로 지지해줘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경제지표 부진, 경기불안심리 확대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차 하락을 경계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당장 대응은 어떻게 해야할까. 이 연구원은 “2월 중반 이후 통화정책 부담이 이전보다 더 커진 상황에서 경기불안심리가 유입될 경우 코스피를 비롯, 글로벌 증시에 하방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며 “현재는 코스피 2600선 지지력 확보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최대한 현금비중을 확보하고 업종에 있어서는 금융과 통신 등 철저히 방어주 성격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시 하락이 깊어지면서 락바텀 종목을 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추가 폭락이 나올 경우 낙폭과대 종목을 줍줍하라는 얘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최근 증시 하락이 깊어지면서 락바텀 종목을 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추가 폭락이 나올 경우 낙폭과대 종목을 줍줍하라는 얘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 변동성 장세, '낙폭과대' 볼까

추가 하락을 대비해 방어적으로 나설 것이 아니라, 락바텀 종목을 살피라는 조언도 나온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14일 보고서에서 증시 급락으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코스피 27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각각 9.69배와 0.96배 수준이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둘이 각각 9.4%와 1.0% 낮은 수준이다.

특히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 추이는 지난 2020년 11월 1배를 회복한 이후 처음으로 1배를 재차 밑돌고 있다. 최근 10년중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BR 1배를 장기 하회한 시기는 2015년, 2016년, 2018~2019년이다. 당시 기간을 분석하면 한국의 실질성장률은 3%를 밑돌았고, 코스피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를 하회했다. 저성장 실적 둔화 기간이다.

정작 올해 한국경제는 3% 이상의 성장이 기대되고, 코스피의 ROE도 10.2%로 높게 전망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 상황은 락바텀이라는 논리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연준의 3월 금리인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면서 주가가 조정받는다면, 이럴때 락바텀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센터가 업종별로 락바텀 종목 주가를 산출한 결과 삼성전자의 경우 락바텀 주가가 7만원으로 계산됐다. 이어 SK하이닉스(10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77만2000원), 크래프톤(23만원), 현대차(17만9600원), BNK금융지주(7740원), OCI(8만7000원), LX인터내셔널(2만6600원), 에스제이그룹(1만6000원), 삼성전기(15만원), 현대건설(4만원), POSCO(27만6000원), 풍산(2만9500원), LG디스플레이(1만7000원) 등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