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달러 투자했는데, 4개월 만에 주가 65.09% 추락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목표만큼 생산 못한 상황
"주가 당분간 변동성 클 것… 경쟁력 제고 속도에 연동"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이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투자해 현재 1조원대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사진=조지 소로스 회장 공식 홈페이지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이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투자해 현재 1조원대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사진=조지 소로스 회장 공식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펀드매니저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가 전기차업체 리비안에 투자했다가 1조원대의 평가손실을 봤다.

14일(현지시간) 리비안은 전 거래일 대비 6.46% 오른 62.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마지막 분기 20억달러(2조4000억원) 규모의 리비안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혀서다.

소로스 의장이 설립한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 알파벳(구글)과 아마존의 투자 규모를 크게 줄이고, 인베스코QQQ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규모도 조절했다. 대신 선택한 것이 리비안이다. 기술주 대신 전기차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한 것이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된 미국 전기차 기업이다. 로버트 R. J. 스캐린지가 창립했다. 아마존과 포드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10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정작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리비안 매입으로 재미를 못보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리비안 주식(1983만5761주)의 가치는 20억달러에서 11억7000만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성과만 놓고 보면 포트폴리오 조정에 실패한 모양새다.

리비안의 주가는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3.69달러로 거래를 마친 리비안은 이날 62.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39.58% 떨어졌다. 공모가(78달러)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 회사 주가의 지난해 최고점은 11월16일 기록한 179.46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고작 4개월여만에 65.09% 추락했다.

리비안 주가가 최근 부진한 것은 반도체 부족 사태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기 픽업트럭 R1T의 1200대 생산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생산은 1015대에 그쳤다. 지난해 이 회사가 밝힌 생산능력은 15만대다.

신생 업체라서 부품 확보가 더욱 힘들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전부터 거래하던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주문 물량도 크지 않아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전기차 회사인 루시드그룹(루시드모터스) 또한 비슷한 모양새다. 이 회사도 올 들어 주가가 27.88% 하락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비안의 주력 모델은 미국 내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RV 위주라는 점과, 상용차 시장에서 대형 고객인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10만대의 선주문을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내 픽업트럭 세그먼트가 과점화 돼 있어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다”고 우려했다.

송 연구원은 “올해부터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GM의 허머 EV,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 경쟁 차종의 출시가 예정 돼 있다”며 “더불어 리비안은 단일 모델에 대한 대량 양산 경험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가동률을 올리는 과정에서 시행 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가는 긍정적 요인과 극복 과제가 혼재된 상황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리비안이 상품성 및 생산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속도에 연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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