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중국시장 개척… 2012년 매출 1조원 달성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서 자리잡는데 큰 역할
결핵백신, 대장암진단키트 중국 내 틈새시장 공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오리온그룹 제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오리온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초코파이 신화를 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년간 중국시장에 공을 들여온 담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오리온이 식품 기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초코파이 넘는다, 바이오에 ‘눈길’
담 회장은 1989년 동양제과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01년 오리온그룹 출범과 함께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화교 3세로 중국어에 능통해 일찍이 중국시장을 공략했다.

꾸준히 중국시장을 개척한 결과 2007년에는 중국 매출액 141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48%씩 성장해 2012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국내 매출보다 많은 액수다.

담 회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오리온이 중국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리온의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제품명을 중국 정서에 맞춘 ‘하오리요우 파이(좋은 친구)’로 정하고, 포장지 한자를 ‘정(情’) 대신 ‘인(仁)’ 으로 변경한 것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현지화 전략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5029억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에서만 21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베트남에서는 16년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넘었고, 러시아에서는 7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이제 담 회장의 시선은 초코파이를 넘어 바이오에 쏠린다. 오리온은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바이오 사업을 낙점했다.

담 회장은 지난해 “오리온이 간편대용식, 음료, 바이오 등 3대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실현해 가는 원년의 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서 바이오 신사업 도전

오리온은 지난해 3월 중국 국영 제약 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한·중 바이오 사업 합자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합자법인 설립으로 160조원 규모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 오리온그룹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17일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투자 규모는 2000억원대다.

오리온은 이번 계약 체결로 선진화된 결핵 백신 기술을 보유한 큐라티스, 합자법인 파트너인 산둥루캉의약과 중국 결핵 백신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시장 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초코파이로 중국인에게 인지도가 높다는 점과 결핵 백신과 대장암 진단키트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 초기에는 성급한 신약개발보다 국내외 기업과 협업해 이들 제품을 중국시장에 유통하는 바이오 플랫폼에 집중하는 것도 업계에선 실속있는 전략으로 평가한다. 또 사업 첫 분야로 결핵과 대장암을 고른 것도 중국시장 특성에 맞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평가했다.

중국 내 잠재 결핵보균자는 약 3억5000만명에 달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대상 백신은 상용화됐으나 성인용 결핵 백신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결핵을 중점 관리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할 정도로 결핵 예방에 관심이 높다.

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오리온 신사업을 이끄는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오리온은 중국 내 브랜드 파워와 시장의 높은 신뢰도, 사업 네트워크를 갖췄다”며 “그룹 신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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