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급망 개편 등 정책 변화에 신속 대응 차원
국내기업에 영향력 있는 미국 전직 고위관료 영입

(왼쪽부터) 삼성전자 북미 총괄 대외업무를 이끌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  LG 워싱턴사무소 공동소장으로 임명된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왼쪽부터) 삼성전자 북미 총괄 대외업무를 이끌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 대사,  LG 워싱턴사무소 공동소장으로 임명된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과 LG 등 국내기업에 영향력 있는 미국 전직 고위 관료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미 정부가 자국 중심의 공급망 개편을 내세운 가운데 정책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워싱턴사무소 공동 소장직을 맡길 예정이다. 그는 국내에서 파견된 임병대 전무와 워싱턴사무소를 공동으로 이끌게 된다.

LG그룹은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워싱턴에 사무소가 없었지만 최근 현지 사무소를 개설키로 하는 등 미 정계와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헤이긴은 미 의회와 정부를 상대로 LG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레이건을 비롯해 조지 부시, 조지 W. 부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소속 대통령 재임 시절 15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한 의전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2001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후에는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두번째 임기 막바지인 2008년 7월까지 재직했다. 그는 이후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활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일정과 실무를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삼성전자의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미 정부와 회사 간 가교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경식 삼성전자 세트부문 북미총괄 사장은 “리퍼트 전 대사는 유능한 외교관으로 삼성전자 북미법인에 수십년간의 공공정책 경험뿐 아니라 지정학이 미국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 대관업무가 중요해지면서 국내기업은 미국 고위 관료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은 자국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현지사업 규모는 이전과 다르게 커졌다.

아울러 미 정책 변화가 국내기업 운용 전략에 미치는 영향력도 높아졌다. 기업도 정책에 따른 파급력이 커지면서 대관을 강화하는 등 이를 고려한 적절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기업이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미 정부와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지 엘리트 관료 출신 영입도 이 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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