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공세 밀려, 국내기업 경쟁력 하락
LG전자, 올해 6월말로 태양광사업 종료결정
업계 "태양광산업 위한 정부 지원 절실하다"

국내 기업들이 태양광산업에서 속속 발을 뺀다. 중국업체와 가격 경쟁에 밀려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이에 태양광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이 태양광산업에서 속속 발을 뺀다. 중국업체와 가격 경쟁에 밀려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이에 태양광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전 세계 탄소중립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 중 하나로 각광받던 태양광산업 기반이 휘청인다. 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을 철수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잃게 될 우려가 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산업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부진에 빠졌다. 이에 국내 태양광사업에서 기업들이 발을 뺐다. 최근 LG전자도 태양광 셀·모듈(태양광 패널) 사업을 올해 6월말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태양광산업은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모듈 ▲발전소 등 4분야로 구성됐다. 규소(Si)가 주요 성분인 폴리실리콘은 웨이퍼 원재료다.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통형 덩어리인 잉곳을 만든다.

폴리시리콘을 얇게 자른게 웨이퍼다. 웨이퍼로 셀과 모듈을 만들고 이는 발전소에 활용된다. 국내기업들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진입장벽이 낮은 폴리실리콘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국내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태양광 보급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기업의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2010년부터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기업들은 수혜를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사업을 지속할수록 저가 제품 판매 확대로 가격 경쟁은 치열해졌다. 또한 사업환경은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까지 겹쳐 더욱 악화했다. 

앞서 2015년부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린 국내 중소업체들은 줄도산했고, 웅진에너지도 부진 속에 관련 사업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웅진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잉곳·웨이퍼를 생산한 기업이다.

국대 대표 태양광 기업인 OCI와 한화솔루션도 2020년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과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의 태양광사업 매출도 2019년 1조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까지 하락했다. 회사는 이 같은 상황에 사업종료 결단을 내렸다. 회사 측은 “저가 가격 경쟁 등 시장환경이 악화하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국내 4대기업 중 태양광사업을 진행하던 LG의 사업종료 결정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대기업 중 한화가 유일하게 태양광 패널 사업자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국내 태양광사업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발전 단지에서 중국산 모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6.7%다. 

국산 모듈 비율은 2019년 78.4%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63.2%로 줄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 지원 속에 제품 가격 덤핑을 하다 보니 국내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태양광 시장규모는 점차 커지는 가운데 중국에 밀려 국내기업 입지는 좁아진 실정이다. 업계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셀·모듈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부 지원책 필요성을 주장한다. 

정우식 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태양광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원이 없다면 태양광산업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 지원만 이어진다면 태양광이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과 단가 싸움에서 밀린 국내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태양광사업 주도권 자체가 넘어갈 수 있다”며 “정부도 보급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산업 육성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기업 지원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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