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편입 후 공매도 개시… 2거래일 5500억원 매물
대차잔고 1조4300억원 남아… 향후 물량 출회 가능성 커
러시아발 니켈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전기차 관련주 약세

IPO 사상 최대기록을 세우고 코스피 시총 2위로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공매도와 대외 악재 등이 겹치며 주가가 30만원대로 추락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IPO 사상 최대기록을 세우고 코스피 시총 2위로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공매도와 대외 악재 등이 겹치며 주가가 30만원대로 추락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40만원선마저 내주며 시가총액 2위 자리까지 위협 받게 됐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른 공매도 영향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주가 하락이 지속 될 것이라 예상한다. 다만 길게 보면 긍정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빠진데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증가에 배터리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일부 제기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오후 12시4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28% 내린 36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7.03% 급락하며 지난 1월27일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한때 35만5000원으로 내려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 주가 하락 주요인을 공매도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난 11일부터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공매도 첫날인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에 2626억원의 공매도 매물이 쏟아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위 펄어비스(325억원), 3위 에코프로비엠(298억원), 4위 엘앤에프(206억원), 5위 삼성전기(202억원) 등을 합한 총액보다도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전체 거래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7%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전날에도 2918억원 규모 매물이 나오며 2거래일 동안 5500억원 이상의 매물이 쏟아졌다. 이 기간 주가는 12.9% 하락했다. 시가총액 118조원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제 2위 자리도 위태롭다. 이 시각 시총은 84조3570억원 수준이다.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82조2643억원)와 불과 2조원대의 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충격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대차잔고(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물량)는 1조460억원이다. 

대차거래는 국내 금융법상 공매도의 선행 요건이기 때문에, 향후 공매도가 얼마나 이뤄질지 추정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전날 대차잔고 금액은 1조4382억원이며, 대차잔고 주수는 396만주다. 이 가운데 33만주가 하루 동안 체결됐고, 363만주가량은 공매도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향후 공매도 물량은 더 출회할 가능성이 크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MSCI) 조기 편입 당시 해당 종목의 가격 변동성이 큰 폭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코스피200 편입 시에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발 원자재 가격 상승도 LG엔솔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전기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가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 레이븐소프의 니켈광산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러시아발 원자재 가격 상승도 LG엔솔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전기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가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 레이븐소프의 니켈광산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니켈·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점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니켈 가격은 톤(t)당 4만2995달러로 전쟁 발발 시점(지난달 25일, 2만4700달러)보다 1.74배가 오른 상황이다.

2차 전지의 주재료인 니켈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차 관련 주가도 최근 부진한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기차 업종인 루시드 그룹(-5.98%), 리비안(-5.83%), 테슬라(-3.64%)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주의 가파른 하락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성장주 디스카운트 요소 강화와 반도체 수급 불균형, 러시아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 병목현상이 주요인”이라며 “여기에 전일 중국 선전 지역의 코로나19 락다운에 따른 추가적인 공급망 차질 우려와 러시아군의 폴란드 국경 인근 시설 공격으로 유럽 배터리 생산기지에 대한 불안감까지 가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크로(거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적인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며 취약한 시장 심리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로 2차전지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이라는 평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일 리포트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 50만5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탈탄소 흐름 속에서 획득한 셀 메이커들의 가격 협상력 및 미국시장 선점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023년 1조6000억원, 2024년 2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며 향후 3년간 예상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6%”라며 “이는 향후 3년간 예상 매출 연평균 증가율 24%를 웃도는 것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인해 이익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S투자증권은 전날 목표주가 44만원과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한·중·유럽·미에 배터리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에서 고객사에게 조달 중”이라며 “회사는 GM·스텔란티스·현대차그룹 등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면서 수주잔고를 확대하고 있고, 테슬라 판매호조에 따른 원통형 배터리의 성장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