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온라인 동시 충족 위해 지누스 인수
패션·가구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주목
정 회장의 인수·합병은 대부분 성공적 평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누스를 인수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구상이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누스를 인수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구상이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리빙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글로벌 매트리스기업 지누스를 인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리빙사업 매출 5조 목표, 실현 가능성↑

정 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M&A) 행보가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2일 지누스를 경영권 포함한 지분 30.0%를 7747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그가 지누스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글로벌’과 ‘온라인’을 동시에 충족하려는 판단에서다. 지누스의 20만원대 주력 제품은 일명 ‘아마존 매트리스’로 불리며 해외에서 큰 인기다. 지누스의 전체 매출 가운데 글로벌 매출 비중은 97%에 달하고 미국시장 매출이 90%가량 된다.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시장에서 지누스의 점유율은 30%대다.

정 회장은 지누스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온라인 넘버원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리바트·L&C 등 리빙부문 계열사와 사업을 협력해 지누스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지누스 인수를 계기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 2030’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지난해 그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빙·인테리어부문 매출을 5조원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리빙사업 속도

정 회장은 2007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라 신중한 경영행보를 취했다. 공개된 자리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은둔형 오너’로 분류됐다. 이런 그가 최근 그룹 내 패션과 가구 등의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그의 진두지휘 아래 2012년부터 인수한 기업만 한섬·리바트·에버다임·SK네트웍스 패션부문·한화L&C·SK바이오랜드·이지웰·지누스 등 8곳이다.

정 회장의 인수합병은 대부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인수한 리바트는 M&A 실패란 평가를 받았으나 매년 10%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그룹의 한 축으로 키워냈다. 인수 당시 5000억원 규모였던 리바트 매출은 10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매출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리바트를 인수하며 가구·인테리어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18년 건자재업체 한화L&C를 인수하면서 종합인테리어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 결과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사업부문에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기업 규모로 발돋움하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리바트(1조4066억원)와 현대L&C(1조1100억원)의 매출은 2조5166억원이다. 여기에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리빙부문 매출은 3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리빙업계 1위다. 지난해 한샘의 매출은 2조2314억원 규모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누스 인수로 지속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미래 수요가 확대되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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