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값 최근 2000원대 돌파… 2008년 이후 처음
화물연대 "화물노동자 생계위협, 정부가 나서라"
경유차량 이용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고통가중

최근 경유 가격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서울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주유소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경유 가격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서울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주유소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경유 가격이 2008년 이후 약 14년 만에 ℓ당 2000원대를 돌파했다. 서울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곳도 나타났다. 경유를 많이 사용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화물차주들의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높아졌다.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998.33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ℓ당 2001.24원으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00원을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경유 가격이 이미 휘발유 가격을 앞지른 곳도 있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ℓ당 200원가량 차이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오전 2074.52원을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경유 가격 상승 원인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목했다. 유럽연합(EU)은 경유 차량 비중이 높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후 수급 문제가 발생했다. 유럽은 러시아에 전체 경유 20%를 수입한다.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막히면서 유럽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아시아까지 확산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추가 가격 상승 우려도 나온다. 이에 화물업계는 정부의 대책 마련 촉구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지난 21일 “유가 인상으로 화물노동자의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며 “화물운송료가 유지되면서 모든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업계에 따르면 평균 운송료의 30% 이상은 유류비로 지출돼 부담이 높다는 주장이다. 경유 트럭을 이용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택배·용달기사들도 경유 가격 오름세가 부담이다.

경유 차량으로 영업하는 사업자나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고통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와 관련 유류세 인하율을 법정 최대치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소상공인과 화물 노동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유는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휘발유와 가격 차이가 불과 20~30원밖에 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유류세 인하율 30% 상향을 적극 검토 중으로 생계를 위한 긴급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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