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가격 연일 상승… 관련업계 부담감 높아
정부, 유류세인하 3개월 연장·인하율 30% 확대 고심

정부는 경유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렵업계 부담과 최근 유가 상황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과 조치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심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정부는 경유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렵업계 부담과 최근 유가 상황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과 조치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심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10년 만에 ℓ당 2000원을 돌파하했다. 경유 가격도 14년 만에 ℓ당 2000원 넘는 등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가격은 2001.9원으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경유 가격은 1920.24원으로 2008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는 사례도 발생했다. 경유 가격 폭등의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수급 불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럽발 경유 수급 차질 문제가 국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화물차 관련 종사자들과 자영업자들은 가격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를 상대로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화물업계의 경우 경유 가격 부담으로 운행을 쉬는 경우까지 생겼다.

화물업계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운행을 하더라도 기름값과 운반비 지출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과 적용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인하율은 법정 최대한도인 30%까지 높이고 4월30일 종료를 앞둔 인하 조치는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대한도인 30%로 확대하면 휘발유는 현재보다 ℓ당 82원, 경유는 ℓ당 58원 더 내려간다. 현재 휘발유는 유류세 20% 인하로 세금이 ℓ당 656원 부과되는데 30%로 인하하면 574원으로 떨어진다.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최근 기획재정부로부터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물가 안정 방안을 보고 받았다. 당장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는 다음 달 5일 물가관계 장관회의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