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힘입어 간편식도 해외진출 나서
공격적 인수합병…생산시설·사업구조 개선
현지 식문화 공략, 글로벌사업 본격적 돌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식 대신 집밥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정간편식(HMR)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굳이 식당을 찾느니 편의점‧마트 등에서 구매한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추세다. 나아가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우는 식사에서 근사한 한 끼를 챙기는 모양새다. [편집자주]

홍콩 주요 상권에 입점한 '한인홍'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프레시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홍콩 주요 상권에 입점한 '한인홍'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프레시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한류 열풍과 함께 K-푸드 위상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 종류도 다양해졌다. 식품·유통업계는 올해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해외 소비자 입맛에 맞는 간편식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들은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노크하면서 신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M&A로 몸집 불리고 해외시장 공략

국내 밀키트 선두주자 프레시지는 지난해 11월 닥터키친을 시작으로 올해 허닭과 라인물류시스템을 인수했다. 지난 1월에는 간편조리식 업체 테이스티나인과 1000억원 규모 M&A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운 프레시지는 보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제품군으로 간편조리식시장 확대와 점유율 확장에 나선다. 두 회사는 합병을 기점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프레시지는 현재 미국·호주·싱가포르 등 7개국에 수출 중이다. 올 1분기 중 아시아 3개국에 추가로 진출할 예정이다. 테이스티나인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수출에 이어 인도네시아 현지 식품사와 제휴를 맺고 현지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양사는 연내 수출국을 3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섰다. 실적이 부진했던 식육사업을 정리하고 HMR과 밀키트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정비했다. 롯데푸드는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정체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롯데제과는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한다. 중복된 사업분야를 줄여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흡수합병 후 매출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커진다. 롯데제과는 육가공·아이스크림·분유·HMR 등을 만드는 롯데푸드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간 내수 중심이던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8개 글로벌 현지 법인 네트워크로 해외 진출이 쉬워질 전망이다.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와 물류 인프라의 혁신적인 효율 개선을 이끌어내는 한편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메가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식물성 비비고 만두를 수출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해외 진출 위해 사업 확대 및 다각화

CJ제일제당 비비고만두는 미국 만두시장에서 선두를 달린다. 2020년 식품업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국내외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여세를 몰아 매년 성장 중이다. 국내 식품회사에서 만든 특정 상품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비비고만두가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의 영향력 확대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인프라 확대가 주효했다. 소비자 니즈와 식문화 트렌드를 분석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개발했다. 한 입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만두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본사 조직을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 식품사업으로 분리했다.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한국사업을 해외권역과 동일하게 구성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6대 글로벌 전략제품(만두·치킨·김·김치·소스·가공밥)을 대형화하고 디지털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급식업계도 HMR사업에 뛰어들었다. 구내식당 단체급식이 경쟁 입찰로 본격 전환되면서 아워홈은 전문성 강화와 해외시장 공략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앞서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HMR 등 식품사업 수출 역량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글로벌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아워홈은 해외급식·HMR사업으로 국내시장의 한계 극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생산기지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월마트 등 해외 주요 유통채널과 접촉을 강화했다. 또 중국·베트남 등 주요 국가 오프라인 매장 내 홍보부스를 설치해 제품 홍보 영상을 소개하거나 페이스북·유튜브 채널에서 HMR제품, 김치, 지리산수 등의 제품 홍보 콘텐츠를 각국 현지어로 송출 중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춤했던 실적을 턴어라운드 하기 위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국내 단체급식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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