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5조3131억원보다 2조528억원 늘어난 7조365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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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국은행에서 정년을 채우지 않고 떠나는 직원들이 매년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만 6명의 직원이 퇴사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한은을 중도 퇴직한 직원은 311명에 달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36명, 30대가 99명, 40대 63명 등이었다. 

2030세대 퇴사자들은 시중은행, 증권사 등 민간 금융회사로 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은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로펌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는 많았지만 비은행권으로 이직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은은 원래 정년 보장과 호봉제 월급 등 안정적인 면이 특징이었지만, 몇 해 전부터 직원들의 연봉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다. 한은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약 1억700만원으로 작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들의 급여가 부쩍 오르면서 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과 같은 건물에 있는 삼성카드의 경우 작년 직원 평균 연봉(임원 제외)이 1억3700만원으로 한은보다 3000만원 더 많았다.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2020년 기준 산은의 1인당 평균보수는 1억1200만원이지만 한은은 1억원 수준에 그쳤고, 신입직원 초봉 역시 산은은 5000만원이지만 한은은 4900만원에 머물렀다.

특히 성과급 체계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의 능률에 따른 상여가 아닌 모두 똑같은 정기상여금을 받고, 인사 고과 몰아주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퇴사 이유로 보수적인 조직 문화나 단조롭고 정적인 업무를 꼽는 직원들도 있었다.  부서별 순환 근무를 하다 보니 전문성을 기를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은도 젊은 직원들의 불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퇴임한 이주열 총재는 송별간담회에서 “임금 수준과 관련해 직원들이 불만이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한은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비교가 가능한 여타 기관 대비 낮은 것도 사실”이라며 “재임기간 중 이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직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은은 성과급 체계 개선에 대해 순환보직, 조직구조, 지역배치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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