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표 선임과정서 이사회 일정 앞당겨 달라 요청
이동걸 회장은 민주당 20년 집권론 펼친 친정권 인사
산은 "일정 변경, 후보자 추천에 개입한 적 없다" 일축

KDB산업은행이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KDB산업은행이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이사회 일정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구권력 간 충돌로 번진 대표 선임 이슈의 배후에 산은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재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제출받은 박두선 신임 대표 선임 경과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8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경관위) 추천을 받은 박 대표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 조기 확정을 위해 3월14일로 예정된 이사회 일정을 앞당겨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이 의원 측 주장이다. 대표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에 산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사회가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달 8일에 개최된 점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신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회장이 박 대표 선임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이동걸 회장은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펼친 대표적 친정권 인사”라며 “대선 불과 하루 전날 박 대표 선임 안건이 의결된 것은 인사농단 배후에 산은이 있었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산은은 입장문을 내고 “이사회 개최일을 3월8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대우조선 이사회 일정과 후보 추천 절차에 개입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우조선에 확인한 결과 이사회 개최일을 변경한 시기는 2월17일쯤으로 경관위가 박 대표를 후보자로 추천한 2월24일 이전”이라며 “당시 사측은 대규모 영업손실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직면했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관위가 조속히 경영진 후보를 확정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한 것”이라며 “경영진 추천은 경관위의 고유한 업무로 관리위원들이 독립성, 객관성, 중립성, 공정성을 기반으로 수행한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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