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4%... 돈 풀면 물가상승 가속화 가능성
겉으론 '추경과 물가 별개'... 물가상승 부담에 고민 깊어져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추경 50조원을 집행하겠다고 했는데, 추경안이 집행돼 막대한 돈이 풀리면 물가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간사단 회의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간사단 회의에 참석했다.

◆추경 집행→물가상승... 고민 깊어진 尹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를 넘어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3%대 후반에 머물다 3월 들어 4%대로 올라섰다.

곡물 등 원자재값 상승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증한 게 주효했다. 공급불안에서 시작된 물가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상품과 서비스 요금 전방위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에 윤 당선인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실손보장을 위해 추경예산 50조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추경을 집행해 시장에 돈을 풀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가상승은 국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관리를 신중히 해야하는데,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추경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물가상승 오름폭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4%를 유지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은 기존 전망이인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대외 물가 상승요인이 더 강해질 우려가 있다"며 "당분간 오름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추경 의지 확고... 규모 손질 가능성 '솔솔'

윤 당선인 측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상승에 촉각을 기울이면서도 추경 집행에 관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다만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높은데다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 높아 추경 규모에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경과 물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추경으로 돈이 풀려 발생할 물가상승 부담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윤 당선인 측은 "추경을 통해 재정을 투입하면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유동성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 때문에 추경을 하지 말자고 하면 앞서 추경으로 지원에 나섰을 때의 상황을 부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과 국민 삶의 보존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에 대한 재정 투입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국가채무까지 포함해 추경과 물가가 연동되는 부분에서는 일단은 별개로 나눠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소비자물가 안정에 관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 15일 이후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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