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릴러 영화 'B컷'서 '탐정까기' 해커 '승현' 역 맡아
선한 캐릭터 자주 맡다 보니 '승현' 캐릭터에 매력 느껴
평소 휴대전화 수리 안 맡기고 외장하드는 부숴서 버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현대 사회의 직장인들은 PC, 노트북,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없이 일상 업무가 불가능하다. 또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며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만들어준 보안을 믿고,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침입을 피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B컷'은 디지털 범죄 스릴러로 휴대전화에서 사생활 정보를 뒤져 빼는 행위를 지칭하는 ‘탐정까기’ 소재로 사생활 유포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극중 사설 스마트폰 수리업자 '승현' 역을 연기한 가수 신화의 멤버이자 만능 엔터테이너 김동완은 "허구와 실화의 경계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캐릭터가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작품 출연의 계기를 소개했다.

영화 'B컷'에서 극중 '승현'을 연기한 김동완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B컷'에서 극중 '승현'을 연기한 김동완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사실 제가 그렇지는 않은데 워낙 선한 캐릭터를 자주 맡아 연기하다 보니 식상하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B컷'에서 기본적으로 '승현'은 세상에서 있으면 안 되는 악인이거든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안티히어로 같은 면이 있기도 하고요. 고객들이 숨기고 싶어 삭제했던 데이터까지 복구한다는 게 불쾌한 일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범죄잖아요. 평소에 온라인 범죄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던 터라 캐릭터의 비열함을 더 살리지 못하고 어느 순간 정의롭게 연기를 한 것 같아 아쉬움이 있어요.“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가수 신화로 데뷔해 2002년 영화 '천국의 아이들'에 출연하며 배우로 영역을 넓힌 김동완은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광복절 특집 드라마 '절정',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 '회사 가기 싫어', 영화 '연가시', '광대: 소리꾼' 등 뮤지컬, 연극,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 왔다.

영화 'B컷'에서 첫 스릴러와 노출씬에 도전하며 기존의 역할들과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한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짧은 촬영 덕에 긴 연기 호흡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어렵게 다가왔다.

"정말 많은 분이 빠듯한 시간에 애를 먹으며 촬영했어요. 김진영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로 '허당미'를 꼽으셨는데, 감독님도 허당미가 있으십니다. (웃음) 굉장히 솔직하게 디렉팅을 하시는 분이시고요. 함께 코미디 작품을 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으세요. 온라인 범죄는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이 해요. 이면이 어두운 사람들. 본인의 이면을 감추기 위해 완벽히 다른 페르소나를 지닌 사람들이 범죄를 일으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이미지의 사람이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웃음)“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바이크 타며 추격 장면도 촬영하고, 그 와중에 노출씬도 있고, 또 다른 촬영도 있고, 어느 날은 제작진이 절 위해서 회식을 준비했는데 너무 지쳐서 참여도 못하고 집에 갔어요. '이 짧은 시간에 블록버스터를 촬영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이야기할 정도였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 짧은 시간에 모든 촬영을 구상하고 시간에 맞춰 끝낼 수 있었던 게 김진영 감독의 능력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는 전세현 배우와 최재환 배우였어요. 촬영장의 흥을 돋우는 것보다 촬영장의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도록 잘 잡아주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두 배우는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죠.“

영화 'B컷' 메이킹.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B컷' 메이킹.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설마'하다가 말도 안 되는 범죄에 휘말리는 게 '탐정까기'다. '탐정까기'는 일반인들도 많이 겪고 있지만 대표적인 피해사례 중 연예인도 있었기에 김동완에겐 피부로 와닿는 범죄다. 그는 'B컷'을 촬영하며 디지털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넘어 '탐정까기' 범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더 강화된 보안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김동완은 디지털 범죄 예방을 위해 휴대전화 수리는 외부에 맡긴 적이 전혀 없으며 컴퓨터 외장하드의 경우 망치로 부숴서 폐기한다. 가끔은 그도 잊을 때가 있을 정도로 각종 비밀번호는 모두 다르게 설정해놓는다.

"작품을 위해 '탐정까기'를 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시나리오 작업을 공부하다 보니 각종 캐릭터를 소개한 '캐릭터 사전'이라는 걸 보게 됐는데 그걸 참고했습니다. '탐정까기'가 어떤 습성을 가졌고, 어떤 식으로 캐릭터에 접근해야 연기가 잘 녹아들지 연구했어요.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 이제는 '왕년 아이돌', '중년 배우'로 일컬어지다 보니 '이게 맞나', '내가 너무 틀에 박힌 것을 하는 건 아닌가'하는 고민이 들어요. 그래서 대중의 눈 밖에 나지 않고 현시대의 흐름을 타며 연기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잘한다는 평을 받고 싶어요.“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B컷' 스틸.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현실 밀착형 소재를 바탕으로 누군가에게는 숨기고 싶은 B컷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세상에 밝혀내야만 하는 B컷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암투를 박진감 있게 전개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 'B컷'은 7일부터 IPTV(KT Olleh TV, SK Btv, LG U+ TV), 홈초이스(케이블TV VOD), 네이버시리즈온, CJ TVING, WAVVE, 구글플레이, 카카오페이지, KT skylife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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