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주, 3거래일 연속 상한가 118% 급등
주가 오를 거란 막연한 기대에 추종매매 성행
계열사 지분 매각에 쌍방울 주가 31.3% 급락

주식시장에서 쌍용차 인수전이 뜨거운감자로 떠오르며 개인투자자의 묻지마식 투자가 몰리고 있다. 업계에선 막연한 주가상승 기대감에 기댄 투자는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주식시장에서 쌍용차 인수전이 뜨거운감자로 떠오르며 개인투자자의 묻지마식 투자가 몰리고 있다. 업계에선 막연한 주가상승 기대감에 기댄 투자는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쌍용차 인수전’이 달아오른 만큼 개미들의 ‘묻지마’식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일부 회사들의 주가 띄우기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실제 자금조달 여력이 검증되지 않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서 KG동부제철 우선주는 이날 가격제한폭(29.89%)까지 치솟은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이 기간 주가는 118.31% 급등했다. 

KG동부제철 보통주는 전장대비 3.67% 하락 마감했다. 장 한때 10.40% 급등하기도 했으나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6일(14.03%)과 7일(29.76%) 이틀간 총 47.96% 뛰었다. 

KG그룹의 인수 검토 공식 의사가 나온 다음 날인 7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약 144억원)보다 32배 이상 폭증하며 4653억원이 거래됐다. 전일 순매도를 보였던 개인들은 하루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거래대금이 10배가량 증가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KG그룹에 앞서 인수전 참가 의사를 밝힌 쌍방울그룹도 소식이 나온 후 주가와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특히 계열사 미래산업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12억2633만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2억1186만원을 사들여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 대부분을 받아냈다.

최근 쌍용차 인수전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KG그룹은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대금도 늘어난 가운데 특히 개인들의 순매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쌍용차 제공
최근 쌍용차 인수전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KG그룹은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대금도 늘어난 가운데 특히 개인들의 순매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쌍용차 제공

최근 주식시장에서 쌍용차 인수전 관련주로 분류되면 주가가 일시에 급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와 관련, 개인들이 ‘묻지마’식 한탕 투자로 몰려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 인수 가능성보다 주가가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인수 확정이 아닌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에서 인수 가능성에 기대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테마주를 추종하는 식의 성급한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쌍용차 인수 금액이 약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쌍용차 상거래채권단이 요구하는 변제율(40~50%)을 맞추기 위해선 5000억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다른 계열사 아이오케이의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획적으로 주가를 띄워 차익실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회사 측은 “차익실현은 없었으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된 매도다”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비판은 이어지고 있고 주가는 하락했다.

지분 매각 소식이 처음 나온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쌍방울 주가는 31.30% 하락했다. 이 기간 아이오케이(41.73%), 미래산업(32.44%), 광림(17.76%) 등도 급락했다.

금융당국은 쌍용차 관련주들의 불공정거래 개연성까지 불거지는 상황을 염두해 인수전 참여 기업에 대한 집중 감시와 심사를 예고했다.사진은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사진=서울와이어DB
금융당국은 쌍용차 관련주들의 불공정거래 개연성까지 불거지는 상황을 염두해 인수전 참여 기업에 대한 집중 감시와 심사를 예고했다.사진은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사진=서울와이어DB

김 연구위원은 “묻지마식 테마주에 대한 선호가 높은 투자자일수록 거래빈도가 높고, 투자성과가 저조한 편”이라며 “대박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 때문에 관련 종목들 주가는 과대평가되는 부분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의 투자 역량을 이해하고 적절한 투자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해야 한다”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식 조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투자를 감행한다면 손실에 대한 책임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상황이 과열된 가운데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쌍용차 매각 과정에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면서 불공정거래 개연성까지 불거지자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 등에 대한 집중 감시와 심사를 예고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부실기업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가의 이상 변동과 관련해 “특정 테마주 신속 대응과 같은 차원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금감원 내 공시·조사·회계 부서 간 긴밀한 공조로 조사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정 원장은 관련 기업을 공시심사 고위험군으로 분류, 이들 기업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 정기보고서, 주요사항보고서 등 제반 공시서류에 중요 사항 기재누락이나 허위 기재가 있는지 면밀하게 심사하고, 감사보고서도 집중적으로 심사해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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