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회사 꼬리표 떼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
밑바닥부터 17년만에 CEO 오른 김남정 부회장
복잡한 지배구조 재편·공격적으로 신사업 추진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는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 사진=동워느룹 제공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는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 사진=동워느룹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참치캔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변신한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한 오너 2세

김 부회장은 여타 오너 2세와 달리 식품산업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았다. 1996년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직후 경남 창원의 동원산업 참치캔 공장 생산직 근로자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청량리 권역을 담당하는 사원으로 경동시장과 청과물시장에서 2년 넘게 영업직무를 봤다.

이후 영업부 사원을 거쳐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을 지내며 2013년 부회장에 선임됐다. 최고경영인(CEO)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17년이 걸렸다.

동원그룹 부회장에 오른 그는 2019년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부회장 승진 이후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인수합병한 기업만 9곳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참치회사 꼬리표를 떼고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힘썼다. 현재 사업분야는 수산·식품·포장재·물류 등 4대 부문으로 재편됐다.

김 부회장은 변화를 위한 조직개편에도 칼을 꺼내들었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는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계열사 정리해 지배력 강화

이번 합병으로 김 부회장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동원그룹은 200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으나 그간 시장에서 지배구조가 다소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을 비롯해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자회사 5개를 지배하고 중간 지배회사인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종속회사 21개를 보유한 형태다.

합병 이후 동원산업을 주축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된다. 합병 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로 동원산업의 지분을 62.7% 보유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으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을 68.3% 가졌다. 합병 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도 김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합병 후 동원산업의 지분 48.4%를, 김 명예회장이 17.4%를, 자사주가 20.3%를 보유하게 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 인공지능(AI)산업 등 첨단기술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며 “의사결정 단계가 축소돼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