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시청 앞.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연 48조원의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신한·우리·KB국민은행 등 3개 은행이 경쟁을 펼친다. 시에 제시할 금리 수준과 출연금 규모가 시금고 은행 관리자 선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금고 지정 제안서 접수 마감일인 11일 신한과 우리, 국민은행이 출사표를 던졌다. 세 곳은 1금고(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자금 운영)와 2금고(기금 운영) 양쪽에 모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금고지기인 신한은행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과거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4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줄곧 관리했던 우리은행은 탈환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내세운 '리딩뱅크' KB국민은행까지 가세해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차기 금고 약정기간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4년이다. 서울시는 금융과 전산분야 전문가 등 민간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금고 운영 은행을 선정한다. 금고지정 심의위를 이달 중 구성하고 평가한 후 5월까지 금고 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금고는 서울시의 예산·기금 관리, 각종 세금 수납·세출금 지급 등을 총괄하는 은행이다. 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 2023년부터 1월 1일부터 2026년까지 12월 31일까지 4년간 서울시의 예산과 기금 등의 자금을 관리한다. 세부적으로는 시세 등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세출금의 지급과 세입세출외현금의 수납 및 지급 등을 맡는다.

시중은행이 서울시금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연 48조원에 달하는 자금 관리를 통해 세입세출 등의 업무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전체 자금 중 1금고가 44조2000억원, 2금고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입찰자들은 모두 1금고를 노리고 있다. 

시금고 은행 선정에는 서울시에 대한 금리와 출연금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에 대한 대출 예금금리 배점이 18점에서 20점으로 늘어나 정교한 중장기 금리 예측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리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손실을 보지 않는 적정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이 승점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또 심사기준상 은행 간 차이가 크지 않아 결국에는 제시하는 금리와 함께 출연금 규모가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출연금 항목이 포함된 협력사업 항목 배점이 7점에서 9점으로 축소돼 과거와 같은 출연금 경쟁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금융권 내에서는 정량평가 항목 중 심사위원회 재량에 의해 결정되는 항목이 많은 만큼, 금고 입찰 평가기준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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