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포인트 오른 연 3.18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11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포인트 오른 연 3.18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를 두고 채권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이라도 한 듯 빠르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은행권에서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7%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응답 비율도 마찬가지로 50%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 가능성 등으로 금리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과 보유자산 축소(QT) 등 긴축의 강도를 확인한 뒤에 금리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국고채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듯 빠르게 움직였다. 전날인 11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9%포인트 오른 연 3.1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2년 7월11일 연 3.19%를 기록한 이후 9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연 3.139%로 거래를 마친 30년물 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은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미국의 긴축 행보가 미리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연준이 7%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평소보다 인상폭을 확대하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다, 한은도 이에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국고채 금리는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 대출금리도 연말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돼 주담대 금리 7%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우리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6.34%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6%를 돌파한 후 약 열흘 새 0.3%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하나은행도 주담대 금리 상단이 6.27%까지 상승했고, KB국민·신한은행도 6%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승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혼합형 상품의 준거 금리가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국고채 5년물에 연동되는데, 1년 새 1%대에서 3%대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금융채 5년물 역시 11일 3.550%로 이달 3% 선에 닿은지 약 보름만에 0.5%포인트 가량 올랐다.

한편,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에 따른 채무자들의 이자부담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제로금리 당시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섰던 가구의 경우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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