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수익지표 싱가포르 정제마진 17달러 돌파
정유사 손익분기점 4달러 훌쩍 넘어선 7달러 수준
고유가·정제마진 강세, 올 상반기 최대실적 예상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고유가 흐름 속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고유가 흐름 속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정유사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4월 둘째 주 배럴당 17.43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부터 3주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는 한때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는 이날 배럴당 100달러선을 유지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도 크게 늘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보통 유가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정유사들은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을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를 기록할 때로 본다. 2020년에는 마이너스와 배럴당 1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한동안 손익분기점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익분기점을 웃돌기 시작했다.

손익분기점은 올 1분기 평균 7.17달러로 4달러를 넘어섰다. 정유업계의 주요 수익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도 이달 배럴당 17달러를 돌파했다. 4월 첫째 주 13.95달러 대비 25% 가까이 올랐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증권가는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이 1분기에만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여파에 따른 가스 등 에너지 공급 감소로 석유제품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엔데믹 확산으로 항공유 수요도 꾸준하다. 최근 항공유 가격은 급등 조짐이다.

업계는 석유제품 수요가 압도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동안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고유가로 석유제품 수요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항공유, 벙커C유 등 정유제품에 대한 수요 하락이 정제마진 감소로 이어지면서 5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 공급 등은 줄었지만, 수요는 견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석유제품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코로나19 엔데믹 기대감으로 항공유 수요가 지속되고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는 등 상반기 흐름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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