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BBQ 내부전산망 불법접속혐의로 징역1년 구형
BBQ 2013년 bhc 매각 후 갈등, 소송전 10년 동안 이어져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한 bhc그룹의 '오너리스크' 가능성도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도마에 올랐다. 검찰이 박 회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한 bhc그룹의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끝나지 않은 치킨전쟁, 형사재판 검찰 구형으로 확대
박 회장은 지난 18일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피고인은 경쟁사 전산망에 불법 접속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 수사에 비협조적이고, 죄질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bhc와 BBQ의 법적 공방은 수년간 이어졌다. 박 회장은 2011년 BBQ에 입사해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2013년 BBQ가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bhc 매각을 주도한 인물이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BBQ가 bhc 매각 협상 당시 가맹점 숫자를 부풀렸다”며 2014년 BBQ를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ICC) 산하 중재법원에 제소했다. ICC는 bhc의 손을 들어줬고 BBQ는 96억원의 배상 명령을 받았다.
이 소송은 박 회장의 형사소송과 연결된다. 박 회장이 bhc에 유리한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 BBQ 전산망에 불법 접속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도 이 소송과 연관이 있다.
이후 양사의 소송전은 민사와 형사를 가리지 않고 약 10년 동안 이어졌다. 박 회장은 이번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상태다.
하지만 박 회장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양사가 벌이는 손해배상 소송 등 다수의 재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오는 6월8일 박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실적 경신 bhc그룹에 ‘이미지 타격’, 배당금 논란도
박 회장에 대한 실형 구형 사실이 알려지면서 bhc그룹에 시선이 쏠린다.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한 상황에 찬물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hc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616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박 회장이 2013년 독자경영을 시작한 bhc그룹은 다양한 외식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창고41,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 족발상회와 프리미엄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까지 인수했다. 다만 업계에선 박 회장이 외형 확장에만 치중해 가맹점과의 상생은 뒷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bhc는 지난해 매출액 47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37억원으로 18.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2.2%로 동종업계 최고를 유지했다.
이를 두고 박 회장이 가맹점에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의 부담을 넘기면서 본사의 마진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bhc는 치킨값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값을 지난해 7차례에 걸쳐 올렸다.
2018년 박 회장이 bhc를 인수한 이후 약 4년간 막대한 자금을 배당금으로 지급받은 사실도 논란이다. bhc는 지난해 75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2020년 406억원 대비 약 84.7%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1568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영업이익 1537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bhc는 특수목적법인(SPC)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해당 SPC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50%가량의 주식을 가졌고, 박 회장도 일부 지분을 보유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SPC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배당을 받는 것은 정상적인 구조다. 하지만 회사 이익잉여금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한편 bhc 측은 박 회장에 대한 징역 1년형 구형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공소사실과 유사한 판례를 보면 벌금형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검찰의 구형량은 다소 과도한 구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올해 목표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유니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조를 유지하면 1조기업 등극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프랜차이즈기업에겐 이미지가 중요한 만큼 각종 논란과 소문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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