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합병 반대입장 밝혀 "주주들의 가치 침탈하는 행위"

동원그룹의 지주사·핵심 계열사 합병에 대해 소액주주 반발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합병비율에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동원그룹의 지주사·핵심 계열사 합병에 대해 소액주주 반발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합병비율에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동원그룹에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이자 핵심 계열사인 동원산업 합병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지속된다. 이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소액주주들에게 힘을 실어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럼은 입장문을 내고 양 사의 합병비율을 지적했다. 포럼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학계 등을 주축으로 결성된 단체로 동원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포럼은 “이번 합병은 동원산업과 일반 주주들의 가치를 침탈하는 것으로 명백히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결과적으로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산정하기 위해 동원산업 가치를 저평가했고 소액주주들에게 불합리한 합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장사 간 합병 시 (상대 회사) 주가가 저평가된 정도에 따라 합병비율이 결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사례와 유사하다”며 “동원산업 주가가 저평가되고 상대회사 주가는 고평가된 현재 시점에 합병을 추진해서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의사결정이 반복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영원히 해소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동원산업 주주 모임이 결성됐다. 모임에서 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원그룹은 지배구조 단순화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양 사의 합병을 발표했다. 이후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신고서를 제출했다. 합병비율은 1대 3.838553으로 산정됐다.

동원산업을 9000억원대로, 동원엔터프라이즈를 2조원 넘는 가치로 평가했다. 소액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점을 문제 삼았다. 스타키스트의 가치도 저평가된 점을 지적했다.

스타기스트는 동원산업이 2008년 인수한 참치캔 브랜드로 100% 자회사다. 동원산업은 스타키스트 재무재표상 가치를 인수 당시 장부가인 1648억원으로 기재했다. 

결국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가 높아져 등 오너에게 유리한 합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동원그룹은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 동원에프앤비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62.72%)로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68.27%)이다. 합병 후 최대주주도 김 부회장으로 동원산업 지분 48.4%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7.4%, 자사주 20.3%를 갖는다.

동원그룹은 자본시장법의 공정평가 방식에 따라 평가해 합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포럼은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원산업 합병비율 불공정’ 관련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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