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서 '남금필' 역 연기
카리스마 내려놓고 '현실 백수'로 완벽한 연기 변신
극중 웹툰은 장탈기 작가의 작품, 사실 그림 못그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의 '남금필'은 보쌈을 먹기 위해 나이 마흔이 넘어 회사에 사표를 던진다. 자발적 백수가 된 그는 실패를 거듭하며 짠내가 폭발하고, 한심함은 극에 달하지만, 남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금필'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낀 시청자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그의 희망찬 도전이었던 웹툰 작가 데뷔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가 보여준 마지막 여정은 많은 이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안겨줬다.

배우 박해준. 사진=TVING 제공
배우 박해준. 사진=TVING 제공

그동안 드라마 '부부의 세계', 영화 '독전'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보여줬던 배우 박해준은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연출 임태우, 극본 박희권, 박은영, 제작 하우픽쳐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호두앤유픽쳐스, JTBC스튜디오, 이하 ‘아직 최선’)에서 짠내나는 '현실 백수'인 ‘남금필’ 역할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종영 인터뷰에서 기자를 만나 "그간 맡았던 강렬한 역할과 달리 신나게 촬영했다"며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또 비슷한 캐릭터를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제가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고 그런 역할을 하며 느끼는 희열도 당연히 있죠. 이번 작품에서는 신나게 촬영했지만 전체적인 균형에 있어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고민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나 제작진이 '무리없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제가 '무리가 없다면 더 해보겠습니다'며 연기를 했어요. 극중 웹툰은 실제로 제가 그린 것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리거든요. 실제로는 장탈기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있을 때마다 매번 오셔서 도와주셨습니다. 웹툰 그리는 방식을 보니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구도와 내용 배치가 중요하더라고요. 손이 나와야 하는 장면에선 작가님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방식으로 촬영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스틸. 사진=TVING 제공
티빙 오리지널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스틸. 사진=TVING 제공

박해준은 가까운 사람들, 가족, 연인 등이 공간적이고 관계적으로 묶여 있기에 나를 잘 알고 나와 잘 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에서 가장 먼 사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최선'에서도 극중 '남금필'의 가족을 보면 딸 '상아'와 아버지 '동진'이 극 초반에 전혀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관계에 있듯 말이다. 그는 극중 딸을 둔 '금필'과의 여정을 연기한 입장에서 사회의 동년배 남성들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확인할 기회가 온다면 관계가 회복되는 순간이 되길 응원한다.

배우 박해준. 사진=TVING 제공
배우 박해준. 사진=TVING 제공

"작품이 매주 금요일에 공개되는데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둘이서 매회 재미있게 시청했어요. 일반적으로 드라마가 밤 10시 즈음에 방영되잖아요. 시작 부분부터 보기 위해 매번 아이들을 빨리 재우느라 바빴는데 티빙 플랫폼에서 오후 4시에 방영되는 걸 시청하다 보니 시간 제약없이 천천히 재우고 맥주 한 캔 가져다 놓고 필요할 땐 쉽게 정지시켰다가 다시 틀고 하는 게 편하더라고요. 아내에게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했고 누구보다 작품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때론 울고, 웃고, 한숨을 쉬기도 하고, 그렇게 공감하며 함께 시청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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