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로 영화 데뷔, 극중 손현주 아들 '동혁' 역
작품 특유의 잔잔함과 개그 요소, 캐릭터가 매력적
따뜻한 영화만큼 촬영 현장도 화목한 분위기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2016년 KBS 드라마 스페셜 - 전설의 셔틀로 데뷔한 이후 '우리 집에 사는 남자', '하이에나', '허쉬' 등에서 얼굴을 알려온 배우 정지환이 지난 27일 영화 '봄날'에 출연하며 스크린 데뷔를 했다. 영화 '봄날'은 손현주, 박혁권, 정석용, 손숙 등 베테랑 명배우들과 박소진 그리고 정지환의 신선한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한때 잘 나갔지만 현재는 집안의 애물단지인 철부지 큰형 ‘호성’(손현주)이 아는 인맥을 모두 끌어모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으로 한탕 크게 벌이려다 수습 불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남다른 오지랖으로 가는 곳마다 말썽을 만드는 트러블메이커인 아빠 '호성'을 부끄러워하는 아들 '동혁'으로 분한 정지환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데뷔작으로 '봄날'을 선택한 계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정지환은 ‘시나리오’를 꼽았다.

영화 '봄날'서 극중 '동혁' 역을 맡은 배우 정지환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봄날'서 극중 '동혁' 역을 맡은 배우 정지환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먼저 오디션 제의를 주셔서 두 번 정도 미팅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봄날’ 특유의 잔잔함과 개그 요소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극중 ‘동혁’이라는 인물이 배우라는 설정이나 성격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디션은 감독님께서 먼저 대본을 분석할 시간을 주시고 연기한 후 또다시 즉석에서 디렉팅을 주신 후 5분 더 연습하고 연기해 보는 식으로 오디션이 진행되었어요. 대본 리딩 같은 느낌이었기에 오디션 자체가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이어서 그 자체로 제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정지환이 연기하며 본 ‘동혁’은 어렸을 땐 마냥 아버지가 미웠지만 시간이 흐르며 아버지가 밉기보다 안쓰럽게 보인다. 아버지가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나쁘고 미운 사람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안 좋은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겹쳤었구나'며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다만 8년간 떨어져 있던 사이 쌓인 어색함, 그리고 표현을 못 하는 부자간의 관계가 자연스레 불편함과 소통의 부족을 불러온다. 극 초반, 겉으로 봤을 때 나잇값 못하고 마냥 철없어 보이는 아버지 '호성'이지만 극 후반을 지나며 '호성'의 마음에 숨겨진 ‘호성’의 진심이 따뜻하게 표현된다.

영화 '봄날' 스틸.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봄날' 스틸.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감독님께서 디렉팅해 주실 때 아버지와의 불편함이 잘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보는 사람까지 불편했으면 좋겠다고요. 그런 부분이 관객분들께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의도하고 분석한 만큼 '동혁'이라는 인물이 완벽하게 나오진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아서 매 순간 스스로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봄날'의 주역인 국민배우 손현주, 탄탄한 연기력의 소유자 박혁권, 충무로 대표 신스릴러 정석용, 연극계 대모 손숙, 배우로서 입지를 돈독히 다지고 있는 박소진과 정지환 등 여섯 배우는 연기 경력만 도합 157년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봄날'에서 처음 만나 호흡을 맞췄지만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자연스럽고 완벽한 앙상블로 놀라운 연기 호흡과 내공을 선보였다.

배우 정지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정지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현장은 너무 따뜻하고 가족처럼 화목한 분위기였어요. 제가 아무래도 처음 찍는 영화다 보니까 얼어 있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선배님들께서 너무 잘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씩 긴장이 풀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워낙 대선배님들이셔서 촬영하는 내내 저만 집중해서 잘하면 되겠다고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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