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는 재개발과 한강변 미래가치 주목
다양한 호재 예정된 용산의 인프라도 장점

 

흑석동은 노후된 단지가 밀집된 곳으로 높은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흑석동은 노후된 단지가 밀집된 곳으로 높은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최근 집값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에 실거주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수도권 곳곳 현장을 직접 찾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노후된 주택이 밀집된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은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이다. 한강변에 위치해 개발될 가능성이 높고 미래가치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물론 타지역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6일 지하철 9호선 흑석역 4번 출구에 도착했다. 서울 도심과 달리 낡은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골목도 눈에 띄었다. 좁은 골목을 지나면 노후된 단지들을 볼 수 있었다. 과연 흑석동이 어떤 개발과 호재로 재탄생할지 기대감이 커졌다.

노란색 간판이 눈에 띄는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흑석동 분위기를 물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A씨는 “흑석동은 서초구 옆에 위치해 입지적으로 굉장히 좋다”며 “한강변 인근 흑석동의 인기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2년 만에 8억8000만원이 올랐다. 사진=고정빈 기자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2년 만에 8억8000만원이 올랐다. 사진=고정빈 기자

◆'준강남권' 최적의 위치

서울 동작구 흑석동은 이른바 ‘준강남권’으로 불린다. 서울 중에서도 입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교통편도 훌륭하다.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은 마곡과 여의도, 신논현 등을 거친다. 용산과 광화문, 강남 등까지 짧게는 10분, 길어도 30분까지 도착할 수 있다. 환승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흑석동은 서반포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만큼 반포와 인접하다는 의미다. 한남과 성수동과 달리 다리를 건너지 않고도 강남 도심지역까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떠오르는 용산이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용산은 민족공원과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다양한 호재가 예정됐다. 흑석동에서 멀지 않은 용산의 인프라를 활용하면 주거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입지적으로 좋은 흑석동의 집값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2020년 5월 16억원(10층)에 거래됐다. 올 4월에는 같은 면적이 24억8000만원(10층)에 팔렸다. 2년간 8억8000만원(55%)이 올랐다.

인근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한강현대’ 전용면적 66㎡는 2020년 5월 9억5000만원(1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올 4월에는 5억5000만원(57.8%)이 오른 15억원(10층)에 거래됐다.

주민 B씨는 “다른 서울 도심에 비해 발전이 덜 된 것은 사실이다. 직장인들이 출퇴근하기 좋은 곳”이라며 “다만 주거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빨리 발전해 인프라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흑석뉴타운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다. 주민은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 사진=고정빈 기자
흑석뉴타운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다. 주민은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 사진=고정빈 기자

◆기대되는 '재개발 유망주'

사실 흑석동은 주목할만한 호재는 많이 없다. 하지만 흑석뉴타운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어떤 호재보다도 더욱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입지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한강변이 보이는 고층 아파트의 가치는 낮을 수가 없다. 주거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흑석뉴타운은 흑석 1구역부터 11구역까지 10개구역(10구역은 폐지)과 존치정비구역으로 이뤄진 지역을 전체적으로 탈바꿈하는 재개발사업이다. 민간·공공참여형 방식을 활용해 신규 주거 단지로 변경될 예정이다. 총 1만2201세대 규모로 사업면적만 90만1394㎡에 달한다.

먼저 흑석1구역은 지하 3층~지상 30층, 총 4개동, 494가구 아파트로 조성된다. 사업면적은 2만6675㎡다. 언덕이 많은 흑석뉴타운 중에서 유일한 평지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다른 구역에 비해 공사기간과 비용이 적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속도는 가장 느리다. 흑석1구역은 지난해 10월 주민동의율 75%를 달성했고 최근 조합이 설립되면서 시공사선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인근 빗물펌프장과 공영주차장이 큰 걸림돌이었으나 구역에서 제외됐다.

흑석2구역은 4만5229㎡ 지하 7층~지상 49층 규모로 공동주택 1216가구와 상가시설이 조성된다. 1호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와 조합이 공동시행을 맡는다. 해당 구역은 최근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중이다. 조합 측은 시공사선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조만간 2차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양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으나 대형건설사가 참여하는 만큼 고급아파트로 지어질 전망이다.

흑석3구역은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3구역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운 조합장과 집행부가 선정됐다. 해당 구역은 시공사인 GS건설과 갈등을 빚었으나 최근 합의점을 찾았다. 이달까지 ▲마감재 고급화 ▲커뮤니티 ▲외부 조경 특화 ▲공사비 검증 등 사안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C씨는 “흑석뉴타운은 구역별로 규모도 다르고 사업속도도 다르다. 어떤 구역에 투자할지 잘 살펴봐야 한다”며 “매물도 거의 없기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진행과정이나 입주시기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흑석 4~8구역은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중앙대학교 인근 상권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흑석 4~8구역은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중앙대학교 인근 상권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한강변 '최대 수혜지'

흑석 4~8구역은 총 4999가구 규모로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구역은 9구역과 11구역이다. 흑석9구역은 9만4579㎡, 지하 7층~지상 25층, 21개동, 1536가구 규모로 공동주택과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할 예정이다.

해당 구역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 매물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전 대변인은 9구역 건물로 1년5개월 만에 8억8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9구역은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2020년 조합의 전 집행부가 해임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현대건설로 시공사가 확정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흑석 11구역은 8만931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09가구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된다. 흑석뉴타운 중 가장 큰 규모로 서초구 반포동과 가장 가까워 입지적으로 뛰어나다. 지난해 초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달 중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흑석동은 뉴타운사업만으로도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대형건설사들도 다수 참여한만큼 주거환경은 물론 입주전까지 다양한 개발호재들이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신축 단지가 형성되면 주변 생활인프라도 당연히 개선될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뉴타운 사업에 투자하는 방법 말고 상업용부동산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중앙대학교가 인접한 상권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흑석동 곳곳 골목상권도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흑석동은 많은 호재가 없으나 강남접근성이 좋고 흑석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주목받는다. 강남과 비슷한 가격을 형성한 지역”이라며 “노량진 정비사업과도 연결돼 지켜볼 만하다. 한강변에 인접한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흑석동은 전체적으로 뉴타운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강변에 위치한 단지들이 많아 타지역 투자자·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곳”이라며 “9호선 개통 이후 강남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다만 중앙대학교 인근 상권은 비교적 약한 측면이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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