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물가, 1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
수요 압력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도 나와

통계청에 따르면 개인 서비스 물가가 1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개인 서비스 물가가 1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소비활동 제약이 대폭 완화되면서 서비스 물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4월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4.5% 상승했다. 이는 2009년 1월(4.8%) 이후 13년3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4월의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4.78%)에 대한 개인 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40%포인트로 집계됐다.

개인 서비스는 외식과 ‘외식 외’로 나뉘는데, 외식(6.6%)보다는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3.1%)이 낮았다. 품목별로 보면 국내 단체여행비(20.1%), 대리운전 이용료(13.1%), 보험서비스료(10.3%), 국내 항공료(8.8%), 세차료(8.1%), 영화관람료(7.7%), 여객선료(7.2%), 간병도우미료(7.1%), 목욕료(6.8%) 등이 외식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세탁료(5.9%)와 택배 이용료(5.4%), 골프장 이용료(5.4%), 호텔 숙박료(5.4%), 가사도우미료(5.1%), 사진 서비스료(5.1%), 찜질방 이용료(4.8%), 주차료(4.7%) 등도 비교적 크게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2∼8월에는 1.0∼1.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점차 상승 폭을 키워 지난해 3월 2%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11월 3%대로 올라선 뒤 올해 2월에는 4%대를 돌파했다.

원재료비와 운영경비 상승 등 공급 쪽 요인도 작용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점차 변화된 생활 방식에 적응하면서 소비수요가 회복된 측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18일부터 2년1개월 만에 사적 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보복 소비도 더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서비스업 부문의 소비 회복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물가 측면에서는 수요 쪽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 오름세를 더 가파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가 너무 급격하게 오르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소비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3일 “방역 조치가 사실상 해제됐고 소비 심리도 괜찮다”며 “외식품목 확산 추이 등을 볼 때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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