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나이스신평, 한화생명 신용등급 AAA→AA+로 하향 조정
새 제도 도입 시 건전성 지표 개선... 급격한 등급조정 쉽지 않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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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보험회사의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화생명이 RBC비율 하락과 순익감소로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받았는데, 다른 생명보험사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17일 각각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했다.

두 신용평가사가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을 내린 배경에는 RBC비율 하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는 보험회사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RBC비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한화생명의 올 1분기 RBC비율은 전년 말 대비 44%p 줄어든 161%로 나타났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의 권고치를 150%로 정하고 있는데, 한화생명의 RBC비율이 권고치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매도가능자산에 채권을 다량 보유한 한화생명은 올해 추가로 금리인상이 이어질 경우, 채권평가손실이 증가해 추가 RBC비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기평은 "부채구조가 유사한 다른 대형사 RBC비율이 300% 내외에서 유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한화생명의 자본여력은 경쟁사 대비 낮다"며 "내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부채구조와 자본여력 등을 고려할 때 자본관리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 새 회계제도 도입 등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신용평가사들이 보험회사의 신용등급을 갑자기 떨어뜨리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생명의 RBC비율 하락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는 트리플에이(AAA) 등급인 보험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조정등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매도가능채권의 회계상 평가손실로 잡혀 RBC비율이 하락하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수익률이 개선되고 이차역마진 부담을 줄여 생명보험사에는 호재로 여겨진다. 

나이스신평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RBC비율 하락이 보험사의 실질적인 재무위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새롭게 시행되는 K-ICS 기준 자본적정성 수준과 실질 자본관리능력 등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각사별 올 1분기 RBC비율을 보면 DGB생명이 작년말 대비 139.1% 포인트 감소한 84.5%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은 작년말 대비 54.1% 포인트 빠진 122.8%, 흥국화재는 8.72% 포인트 줄어든 146.5%로 각각 나타났다. 농협생명은 전년 말보다 79% 포인트 하락한 131.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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