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최근 2년간 역대급 실적 갱신
대출 수요 증가로 이자이익 확대 영향
비대면 거래 확대 등 디지털 전환 성공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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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4대 금융지주 CEO들이 최근 2년간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 포스트코로나에도 빛나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대출 취급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자 수익이 증가한데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디지털 전환에 성공적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도 줄어들고 대내외 여건상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들의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가 '진짜'란 이야기가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 배당 늘고 주가도 상승세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지난해 4대 금융의 결산 실적에 따른 총 배당액(중간배당 포함)은 사상 최대인 3조7505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충격에 대비해 배당금을 축소했던 2020년(2조2929억원)과 비교해 64%나 늘어났다. 실적 발표 이후 4대 금융의 주가는 한동안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해 4대 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34.48% 증가한 당기순이익 14조5429억원을 달성했다. 4대 금융이 한 해 순이익으로 14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4조4096억원, 4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4조 클럽'에 입성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8월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각 금융의 순이자마진(NIM)도 잇따라 증가했다. 

4대 금융이 지난해 거둬들인 총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4.86% 증가한 32조264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사별로는 KB금융이 15.5% 증가하며 가장 증가폭이 컸고, 하나금융이 15.49%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16.46%, 신한금융은 11.50% 증가했다.

순이자마진의 경우 KB금융은 2020년 4분기 1.75%에서 2021년 4분기 1.8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0.07%포인트, 하나금융이 0.16%포인트, 우리금융이 0.14%포인트 올랐다.

고속터미널 역사 내에 디지털 제휴점포인 ‘KB 디지털뱅크 NB 강남 터미널점이 오픈해 운영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고속터미널 역사 내에 디지털 제휴점포인 ‘KB 디지털뱅크 NB 강남 터미널점이 오픈해 운영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디지털 전환 성공과 대출 취급 확대 영향 

금융사들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비대면 거래를 재빠르게 확대하며 불필요한 대면업무를 없애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이들을 위해 정부와 발맞춰 금융지원에 나섰다. 

특히 금융지주들은 비대면 거래 확대와 인터넷·모바일 뱅킹 채널 확산, 점포 효율화 등 금융 서비스에 편의성·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손가락 터치' 하나로 예금, 대출, 주식, 보험 관련 업무를 볼 수 있게 하고, 최근에는 아예 금융사별 상품 정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시키며 말그대로 '언택트 금융'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코로나에 안착하면서 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이룸과 동시에 고객에게는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한 것이다. 

금융지주들은 포스트코로나와 함께 전례없는 대출 수요의 증가를 맞이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과 경기 부진 등으로 매출이 줄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지주와 정부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하는 등 금융지원에 발걸음을 맞췄다. 

다만 대출 취급이 확대된 데에는 불편한 이면도 있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경제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재빨리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까지 낮췄다. 이에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9월에는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9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포스트코로나로 금융지주들이 모두 빛나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올해 금융시장 환경은 금융지주들에 우호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기조가 뚜렷한데다가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대내외 경제 악재로 자산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올 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들의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란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그간 실적을 견인해 온 은행 부문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각 금융지주의 전략에 따라 앞으로의 실적 경쟁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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