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5조3131억원보다 2조528억원 늘어난 7조365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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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대폭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26일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행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 기준금리를 1.5%로 올린 뒤 이번달에 연속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2007년 7월과 8월(당시 콜금리) 이후 14년 9개월 만의 연속 인상이다. 

이날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통위인데, 총재가 임명된 후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금리 인상을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는 가파른 물가 상승률이 꼽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심지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영향으로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제 주체들의 강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올랐다. 1년 전인 작년 4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9.2%에 이른다.

미국의 추가 빅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스텝을 진행하면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25~0.5%에서 0.75~1.0%로 인상했다. 이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1.25%포인트에서 0.5~0.75%포인트로 축소됐다.

연준이 최소 두 번의 FOMC 회의에서도 빅스텝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금리차는 더 빠르게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7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6월과 7월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로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와 코로나19 봉쇄 등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타격 가능성 등이 전망 수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가전망치는 3.1%에서 4.5%로 대폭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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