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증시 큰 반등 기대 어려울 것"
안정성과 성장성 보유한 산업 집중 필요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올 초부터 부진이 이어진 주식시장이 하반기에도 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두 달 가까이 2500~2600선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2500선마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봤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코스피 밴드 전망치를 발표한 7개 증권사(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는 코스피가 평균 2450~30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별로 메리츠증권이 2450~2850선을 제시해 가장 낮은 하단을 예상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2460~3000, 키움증권 2480~2930, 케이프투자증권 2500~2900, 삼성증권 2500~3000, 현대차증권 2500~3000, 하나금융투자 2530~2810 각각 제시했다.
증권업계는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의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하반기에 완만한 반등 후 상고하저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위험자산의 높은 가격 부담 등이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한국의 경기 사이클은 위축국면에 머물고, 경기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대외 수요 개선세, 통화 및 재정정책 변화, 민간 레버리징을 통한 수요 회복 등이 필요하나 관련 요건이 충족되기 어려워 위축기는 장기화될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시중 유동성 감소 및 소비 여력 약화 등으로 하반기 금융시장 내 경기침체 우려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역시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공세적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로 주식 ‘가격’이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침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회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놨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부터 경기 여건과 시장반응을 고려해 ‘큰 걸음’이 아닌 ‘잰 걸음’으로 보폭을 달리할 수 있고, 밸류에이션(가치)이 낮은 상황에서 견고한 기업실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최악의 경기침체 현실화를 반영한 현 주가, 수급, 밸류에이션과는 달리 기업실적은 연이은 수출 순항에 힘입어 2021년을 넘어선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수의 방향성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뚜렷하고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각국에서 촉발된 공급 부족과 물가상승, 연준 주도의 통화 긴축,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이 지금보다 진정되거나 개선된다면 주가 역시 높은 레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시장 대응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산업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화학·음식료·하드웨어 등 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규모면에서는 중소형주가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원전·수소·반도체·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육성 의지를 밝힌 만큼 해당 산업들 역시 긍정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하반기 주식시장을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가 개선될 가능성은 존재하나, 전쟁이나 코로나19 확산은 예측이 어려워 보수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된다는 판단하에 하반기 코스피 흐름은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보수적으로 대응하되, 주요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는 신호가 포착되면 리스크 해소에 따른 수혜업종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고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하락률이 높았던 종목 ▲환율 상승에도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 ▲연초 대비 외국인 지분율이 축소된 종목 등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