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가속·테라-루나 사태에 추락  후 반등… 롤러코스터 장세
업비트 디지털자산 투자심리, 하루 만에 중립에서 '공포'로 전환
2만9000달러 무너지면 5월 저점·200일 이동평균이 지지선 될 듯

빗썸고객센터에 비트코인 지수가 표시돼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빗썸고객센터에 비트코인 지수가 표시돼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7%에 육박하는 급락세를 보이며 또 다시 3만달러선을 밑돌았다.

글로벌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가 강하다. 전반적인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심리 또한 좋지 못한 상황이다.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63% 하락한 2만9687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최고 3만1957달러, 최저 2만9501달러 사이에서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한국의 거래사이트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41% 급락한 377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 반등하기 전까지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속도를 올리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된 데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기간 최고 4만8160달러까지 올라섰던 비트코인은 2만96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하락률이 38.54%에 달한다.

추락하던 비트코인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대폭 완화 소식과 그간 과매도에 따른 반발매수에 힘입어 3만2000달러를 돌파했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2만9000달러 선을 단숨에 회복하자 업계에서는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반짝 급등에 차익 실현 매물이 곧바로 쏟아지면서 단기에 3만달러 선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는 좋지 못하다.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디지털자산 공포-탐욕지수’는 1일 기준 30.42점을 기록, ‘공포’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날(41.30·중립)보다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호황을 의미한다.

최근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통상 해시레이트가 하락할수록 코인의 채굴 난이도가 낮아져 공급량이 늘어난다. 이는 해당 디지털자산의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높인다.

채굴 정보 사이트 코인워즈에 따르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1일(오후 9시 기준) 초당 202.85엑사헤시(EH/s)를 기록했다. 전날(오후 9시 기준, 214.86 EH/s)보다 떨어졌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동원된 연산 처리 능력이다.

지난 4월 중순까지 급등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2개월간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장에서 우려가 높다. 해외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졌기에 2만달러선으로 내려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반짝 급등했던 비트코인이 재차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친다. 사진=픽사베이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단언하기 어렵다. 제이미 더글라스 커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자칫 2만9000달러 선이 무너지면 더블탑(쌍봉) 패턴을 형성하며 다음 지지선인 2만5424달러, 그다음은 2만213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칙 낙폭이 커질 경우 5월 저점(2만5424달러)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며, 이후에는 200일 이동평균선 지점(2만2130달러)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동성 축소’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비트코인의 가격에는 부담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물가상승 추세를 필요한 수준으로 하향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통화긴축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연준은 예정대로 1일(현지시간)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했다. 1차적으로 8월까지 3개월간 매달 국채 3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기관채를 최대 175억달러씩 줄인다.

긴급하게 유동성을 줄이면서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서 ‘폭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디지털자산 시장이 미국 유동성 축소의 충격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 아직은 지켜볼 일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이전에는 경제에 먹구름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허리케인으로 바꿀 것”이라며 “현재 상태는 양호해 보이지만 (폭풍의) 규모가 작을지, 아니면 초대형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JP모건은 매우 보수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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