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 2490~2800
3분기 2600선 지지력 바탕으로 안도랠리 전개

증권가에선 주식시장이 3분기부터 단기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거시적 불안이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보수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가에선 주식시장이 3분기부터 단기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거시적 불안이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보수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국내 증권사에서 6월 반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약세장(베어마켓 랠리) 우려가 높은 상황이나, 최근 급락에 따른 단기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 초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추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등 다수의 악재로 시장이 부진하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은 올 들어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간 많이 내렸고, 우려해왔던 문제들이 현실화됨에 따라 되레 단기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논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6월 코스피 밴드 전망치 평균은 2542~2772다. 각사별로 다올투자증권이 2490~2720으로 가장 낮은 하단을 제시했다. 이어 삼성증권 2500~2800, 한국투자증권 2540~2740, KB증권 2580~2800, 교보증권 2600~2800 순이다.

고물가 압박과 경기침체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중국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장중 2540대(2546.80)까지 낙폭을 키웠다. 증권업계는 코스피가 미 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른 공포에서 점차 완화 기조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인플레 정점 통과(피크 아웃) 기대와 함께 연준의 긴축 전망도 최근 후퇴 기류가 뚜렷하다”며 “이번달 코스피는 27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통화 긴축, 중국 경기둔화 등 각종 악재로 코스피는 약세를 지속했다”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시장 우호적 정책을 통해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가 핵심 산업 육성, 한미 협력 체계 구축,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추진, 국내 법인세율 인하 검토 등이 시장을 지지하는 정책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봤다.

◆“3분기부터 안도랠리 전개될 것”

국내 증권가에서 6월에 이어 3분기까지도 단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국내 증권가에서 6월에 이어 3분기까지도 단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6월 전망에 이어 3분기까지도 단기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시점에서 그간 악재를 충분히 소화했고 주가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단에 근접했다는 판단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NH투자증권이 2400~2850으로 하단이 가장 낮다. 이어 다올투자증권 2490~2720, 삼성증권 2500~2800, 한국투자증권 2540~2740, 대신증권 2580~2870 등의 순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미국 증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던 2019년 7월 수준까지, 한국 증시는 그보다도 낮은 코로나19 저점 수준까지도 경험했다”며 “결국 유동성에 의한 상승분은 모두 제거된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 단기 반등 가능성을 타진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코스피는 260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안도 랠리가 전개될 것”이라며 “악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단기 가격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4분기부터 2차 하락 추세를 경계한다”며 “글로벌 매크로 환경은 지속해서 약화되고 있다. 미국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공포심리에 시달릴 수 있다”고 봤다.

상반기 과도하게 반영된 공포심리도 일부 완화되면서 주식시장 하락을 일정 수준 되돌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고점 대비 20% 하락한 이후 60일 이내에 일반적으로 하락 폭의 40~50%를 되돌렸다”며 “금리 및 유가가 이미 고점을 기록했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봉쇄 우려도 일정 부분 완화하며 변동성 지표가당분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거시 환경이 계속 불안한 만큼 하반기 주식시장을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가 개선될 가능성은 존재하나, 전쟁이나 코로나19 확산은 예측이 어려워 보수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된다는 판단하에 하반기 코스피 흐름은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채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보수적으로 대응하되, 주요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는 신호가 포착되면 리스크 해소에 따른 수혜업종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실한 실적 업종이 안전지대

증권가에선 실적 전망 지표를 활용한 접근을 추천했다. 2분기 전망치가 상향하는 업종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가에선 실적 전망 지표를 활용한 접근을 추천했다. 2분기 전망치가 상향하는 업종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략포지션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증권가에선 ‘실적 전망’을 활용한 접근을 추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등에서 수익률에 대한 설명력이 높은 지표를 꼽아보면 실적 전망이다”라며 “1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면서 2분기 전망치가 상향하는 업종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실적을 정직하게 따라가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낙관하기 어려운 소비지표 등은 경기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 확실하게 실적을 내주는 업종이 안전지대라는 인식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 실적의 양(매출)과 질(이익률) 모두 지난해보다 나아지는 업종으로 경기민감, IT(부품, 반도체) 등을 꼽았다. 반면, 증권업종 등은 전망치가 하향하거나 이익률이 축소할 것으로 예상돼 2분기 실적에서 불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씩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세계적인 통화 긴축정책은 지속할 것”이라며 “통화 긴축정책, 중국 도시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 지속 등으로 고밸류에이션 주식에 대한 부담감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지금처럼 실적개선이 되는 종목 중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며 “코스피200 종목 중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F EPS)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PBR, PER) 및 베타가 낮은(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상반기에 각종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반기로 갈수록 악재보다 호재에 반응하고,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자체 모멘텀을 보유한 산업으로 시선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화학·음식료·하드웨어 등 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테마와 관련해 원전·수소·방산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규모면에서는 중소형주가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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