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현 기자
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전직원 디스코드 접속 의무는 너무하지 않나.” 

카카오의 ‘메타버스 근무제’에 대한 내부 불만 중 하나다. 비대면을 내세워 직원의 자율성을 보장했으나 실질적으로 직원들의 수요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가 후속조치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황이 일단락됐으나 직원 소통을 강화하려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의 행보에 아쉬움이 남는다.

1일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음성 커뮤니케이션 툴은 테스트 후 조직 단위 혹은 직능 단위로 크루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필수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코어타임 제도도 소통을 통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0일 '메타버스 근무제'에 대한 수정조치다. 카카오는 협업툴인 '카카오워크'와 사내 커뮤니티 '아지트'를 활용해 자유로운 근무지 선택을 보장하려 했다. 대신 디스코드의 의무적 참여와 집중근무시간 등의 제한을 걸었다.

직원들은 사실상 잘 쓰던 유연근무제를 폐기한 조치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직원은 "업무할 때 카카오톡, 카카오워크, 구글미트, 아지트, 디스코드까지 써야 한다"며 "이전에는 월간 근무시간을 채우면 일찍 퇴근하거나 데이 오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안된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대표 재직 시절 방송에 출연해 실속있는 복지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많은 관심을 끌었던 만큼 카카오에서도 이러한 복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사실상 소통부족이 예상밖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카카오는 올해 이미지 쇄신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실수에 곧바로 잘못을 시인한 덕에 상황을 넘겼으나 소통을 강조했던 남궁 대표의 행보가 빛바랜 것처럼 보인다.

카카오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지는 위상을 고려하면 한번의 실수도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실수를 바탕으로 직원 복지와 업무효율성 증대를 위해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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