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국무조정실장직 결국 고사
'문재인 정부 사람' 국민의힘 반발 거세
기업은행장직 완주 여부에 금융권 주목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국무조정실장직을 고사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애초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윤 행장이 윤석열 정부의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면서 새 정부 출범에는 한차례 잡음이 일었다. 이후 윤 행장은 논란이 돼 부담스럽다며 자리를 고사하면서 윤 행장의 차기 행보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갈등에 직접 고사, 은행장 임기 수행 중
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던 윤 행장은 지난달 28일 스스로 고사 의사를 밝혔다. 윤 행장은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여기서 물러나는 게 순리인 것 같다"며 "새 정부 출범 초창기인데 부담을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행장이 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점을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앞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인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윤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윤 행장이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정책 등 국민의힘이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규정한 주요 정책들에 관여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잡음에도 한 총리는 윤 행장 인선안을 밀어붙였지만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자 부담을 느낀 윤 행장이 결국 국무조정실장직을 고사했다.
윤 행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장 행은 일단락됐지만,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직을 완주할 수 있을지를 두고 금융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온다.
우선은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서 무리 없이 임기를 마칠 것이란 관측도 작지 않다. 윤 행장은 논란 이후 기업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윤 행장 임기가 내년 1월 2일까지로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임기를 마치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다.
그간 윤 행장이 기업은행을 호실적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완주 가능성을 높인다. 윤 행장은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5920억원) 대비 11.4%가 증가한 659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정부입김 센 국책은행, ''완주 못해" 시각도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꼬리표로 국무조정실장행이 무산된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서의 완주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국책은행 특성상 거취가 불투명해졌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이동걸 전 산업은행장은 내년 9월까지로 임기가 1년 5개월가량 남아있었지만 지난달 9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사임했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장은 "정부의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업은행 회장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입장을 같이 하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산업은행을 떠났다.
윤 행장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윤 행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내부 인사 승진 기대감이 새어나오는 등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하마평도 슬그머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 행장이 그동안 좋은 경영 성적표를 거두면서 내부적으로 신임이 두터운 것도 사실이나, 국책은행 특성상 윤 행장이 임기를 채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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