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의 2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262억원보다 4.42% 늘어난 4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4대금융의 2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262억원보다 4.42% 늘어난 4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4대 금융지주가 2분기에도 또다시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가계대출이 5개월 연속 줄어들었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 덕에 오히려 이자이익이 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순이익 예상치는 4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등 악재가 있었지만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의 2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262억원보다 4.42% 늘어난 4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별 전망치는 KB금융이 1조287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금융 1조2438억원, 하나금융 9606억원, 우리금융 8123억원 순이다. 1분기에 리딩금융 자리를 지킨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올해 들어 은행의 가계대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 701조61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7조9914억원 줄었다. 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이자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행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 기준금리를 1.5%로 올린 뒤 두 달 연속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에 연동돼 있어 시장 금리 추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해 말 연 3.600∼4.978%에서 지난달 4.048∼6.390%로 뛰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3.420%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지난해 말 3.710∼5.070%에서 지난달 연 3.550∼5.348%로, 5개월 사이 상단이 0.278%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지난 4월(신규코픽스 기준) 2년11개월 만에 최고치인 1.84%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감소세 속에서 전세대출이 홀로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도 있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은 132조458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851억원(0.4%) 늘었다. 전세대출은 올 1월 소폭 감소하다가 2월 이후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들어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이 8조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만 약 2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또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꾸준히 증가하며 은행의 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5대 은행 기준 5월 말 기업 대출 잔액은 668조6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35조8879억원)과 비교하면 올 들어 5개월 만에 32조1750억원이 늘었다.

이와 함께 한은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금융지주들이 이자이익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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