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확산… 비풍토지역 29개국 1184명 감염
방역당국, 발생국 여행할 때 '마스크 착용' 당부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원숭이두창의 감염 경로로, 공기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흘러나온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숭이두창의 주요 감염 경로는 확진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밀접 접촉이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이 피부나 상처 등과의 접촉을 통해 확산되는 것이 주요 감염 경로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이 공기 전염으로 팬데믹이 될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원숭이두창의 글로벌 확산이 지속되면서 공기 전염 가능성에 대한 입장이 점점 선회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7일 기준 유럽과 미주, 중동 등 비(非)아프리카 지역 29개국에서 1184명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원숭이두창 발생 글로벌 통계. 그래픽=아워월드인데이터 제공
원숭이두창 발생 글로벌 통계. 그래픽=아워월드인데이터 제공

WHO는 공기 감염은 원숭이두창 확산에서 주요 요인이 아니라면서도 공기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감염 경로가 모호한 사례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낸시 설리번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연구원은 지난주 WHO 주최 회의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주요 경로가 무엇인지 매우 모호하다"고 언급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DC는 지난주 여행객들에게 원숭이두창 대응 지침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원숭이두창바이러스의 공기 전염 가능성을 시사한다. 

CDC는 지침 철회에 대해 여행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원숭이두창이 확산하는 국가에서는 가족 내 환자가 있는 사람과 의료종사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NYT는 원숭이두창은 간혹 공기 감염이 유일한 원인으로 설명되는 사례도 있다며 2017년 나이지리아 교도소 내 확산 사례 연구 때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의료진 2명의 감염을 예로 들었다. 적어도 단거리에서는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질병관리청도 지난 5월 원숭이두창 감염 경로와 관련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의 피부, 호흡기, 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 가능하다"며 "사람 간 전파는 흔하지 않으나 비말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알린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은 현지에서 유증상자와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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