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경영, 외부입김 없는 게임 개발 성공요인
다수 창업경험 바탕, 창업 생태계 육성에도 관심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성공 한국의 디즈니 실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가 지난 3일 '디어프렌즈' 오케스트라를 통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가 지난 3일 '디어프렌즈' 오케스트라를 통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최근 국내 게임사의 순위 변동 중심에 스마일게이트가 있다. “사랑받는 지식재산권(IP)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발언은 현실이 되는 중이다.

권 창업주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으나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지난 3일 열린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작 ‘로스트아크’의 게임 오케스트라 ‘디어프렌즈’ 콘서트는 권 창업주가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진 순간으로 꼽힌다.

◆쇄신 대신 믿음의 경영 

게임업계에서 권 창업주는 조용하고 결단력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권 창업주가 게임사업을 대하는 방식은 믿고 기다려주는 것으로 대표작들 모두 단기간 흥행보다 장기간에 걸쳐 성과를 냈다.

국내 게임 사용자들은 게임 운영방향이 인력교체나 외부 개입 등으로 바뀌는 상황을 제일 두려워한다. 그런 면에서 스마일게이트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을 일이 없는 비상장회사이자 권 창업주의 지원 덕분에 우려할만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들을 보면 스마일게이트의 게임에 호의적인 경우가 많다”며 “게임 운영에 대한 호평뿐만 아니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권 창업주에 대한 의견도 다수”라고 말했다.

◆초기 창업부터 드러난 뚝심

권 창업주의 행보는 그의 첫 창업경험에서부터 드러난다. 그는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직후 삼성전자 입사 대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창업이유는 ‘5년 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첫 창업은 1999년 '포씨소프트'였다. 삼성전자와 인스턴트 메시지 및 인터넷 영상통신을 공동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가 설립됐고 같은 해 8월 전국 전자상거래 창업 아이템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삼성물산 벤처투자팀(골든게이트)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설립한 회사가 2002년 스마일게이트다. 당시 벤처업계에서 게임개발 붐이 일었고 권 창업주도 이러한 꿈을 가지고 회사를 창업했다. 5년의 기간을 거쳐 내놓은 ‘크로스파이어’는 출시 초반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당시 게임업계는 크로스파이어를 두고 성공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일인칭슈팅장르(FPS) 게임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가 휘어잡았고 국내는 넥슨의 '서든어택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 창업주는 당시 “온라인 총싸움게임시장이 포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페셜포스, 서든어택과 경쟁이 긴장되기도 하지만 크로스파이어도 그만큼 자신 있다”고 밝혔다.

권 창업주의 전략은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먹혀들었다. 상대적 저사양 FPS 게임을 찾던 중국 사용자들의 눈에 크로스파이어가 들어왔고 중국 국민 FPS로 자리매김했다.

◆IP 명가 비전 실현

스마일게이트는 창립20주년을 맞으면서 변화의 기로에 섰다. IP 명가로서 한국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권 창업주의 포부는 '로스트아크'를 통해 실현 중이다. 이제 권 창업주는 그룹의 방향성을 벤처 투자로 돌리려 한다.

국내 벤처 창업 1세대인 권 창업주는 벤처 생태계 육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려한다. 그 또한 포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창업 당시 엔젤(개인투자자)과 벤처캐피털(VC)의 도움을 받았기에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같은 경험을 공유하려 한다.

벤처 투자 쪽으로 사업을 확장한 게임사들은 많지만 금융계열사를 그룹으로 내세우는 사례는 국내에서 스마일게이트가 유일하다. 

스마일게이트는 금융그룹 출범을 알리면서 "이제껏 스마일게이트가 진정성있게 추진하던 CSV활동이 그룹차원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권 창업주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권 창업주는 이미 목표했던 그림들을 상당부분 이뤘다“며 ”그의 행보는 글로벌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 창업주이자 후진 양성을 위한 금융투자 전문그룹 확대 등 게임개발사에서 행할 수 있는 정석적인 사업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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