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싼타페HEV 16개월, 아이오닉5 12개월
기아 EV6·쏘렌토·스포티지HEV 18개월 소요
악재 겹치며 신차 출고 예상보다 길어질수도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신차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기약 없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더해지며 생산과 물류 운송에 차질이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현대차·기아가 업계에 공개한 6월 납기 일정에 따르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전달보다 2~3개월 늘었다. 하이브리드(HEV) 모델은 기본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고 일부 모델은 출고까지 18개월을 기다려도 차량 인도를 보장받을 수 없다.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12개월에서 이달 16개월로 대기 기간이 4개월 길어졌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달보다 2개월 늘어난 1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GV60은 12개월 이상이 걸린다.

기아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전기차 EV6도 18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신차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기 기간이 짧았던 가솔린과 디젤 차량까지 출고 지연이 번지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의 가솔린, LPI, N라인은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전달보다 대기 기간이 1개월 늘었다. 싼타페 가솔린도 전달보다 1개월 늘어난 8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디젤은 2개월 늘어 9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기아의 스포티지와 카니발, 쏘렌토 디젤도 1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모두 전달보다 대기 기간이 2개월 늘었다. K5 LPI는 12개월에서 15개월로 3개월 길어졌다.

이러한 신차 출고 지연의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료 수급이 어려워진 업계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공급이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 핵심 성분인 네온가스의 주요 생산지로 세계 공급량 절반 이상을 맡아왔다.

7일째 이어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도 신차 출고 지연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울산공장은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생산라인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인기 차종은 최대 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월부터 완성차 생산이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출고가 막히는 악순환이 계속된 탓이다.

이에 현대차는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의 3중고에 빠져 있다”며 “화물연대는 우리 국민의 위기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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