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1.5~3% 급락세, 1년 7개월만에 2500선대 무너져
"인플레 정점 확인 뒤로 밀려… 고유가 국면도 변동성 키워"
"국내 증시, 악재들 선반영…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

코스피가 물가 충격에 급락세가 이어지며 2400선대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긴축 압박이 강해지는 데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2400으로 제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코스피가 물가 충격에 급락세가 이어지며 2400선대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긴축 압박이 강해지는 데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2400으로 제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편집자주] 예상을 벗어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약세장으로 공식 진입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역사상 처음으로 3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증시가 폭락하고 외환·채권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다. <서울와이어>는 글로벌 시장 상황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발 물가 충격에 코스피가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증시를 뒤흔들었다. 연간 코스피 예상 범위 하단도 2400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조정이 길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투매에 나서기보단 관망하며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서 14일 오전 10시55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79포인트(1.59%) 내린 2464.72를 가리켰다. 전날 3.52% 급락하며 2500선을 간신히 지킨 지수는 이날 1% 이상 하락하며 단숨에 2400선대로 추락했다. 코스피가 2500선이 붕괴된 건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나빠진 것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때문이다. 5월 CPI가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연준이 긴축을 시장의 예상보다 급격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의 하반기 증시 전망은 더 어둡다. 신한금융투자와 다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선 코스피 하단을 2400선대로 낮췄다. 인플레이션 정점 확인 시기가 늦춰지며 긴축 압박이 강해지는 데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확인 시점이 5월 CPI 발표로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 강도 높은 긴축과 수요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고려하면 코스피 하단은 2400선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측면에서 상단은 2600선 중반에서 저항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유가와 중국 코로나 방역 강도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벨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사실이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중첩되고 있어 단기 반등 이상의 유의미한 (반등) 시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70~2800선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연말까지 3000선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코스피 상단으로 3000을 제시했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들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부터 경기 여건과 시장반응을 고려해 ‘큰 걸음’이 아닌 ‘잰 걸음’으로 보폭을 달리할 수 있고, 밸류에이션(가치)이 낮은 상황에서 견고한 기업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최악의 경기침체 현실화를 반영한 현 주가, 수급, 밸류에이션과는 달리 기업실적은 연이은 수출 순항에 힘입어 지난해를 넘어선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악재의 재부상이 주식시장의 새로운 하락 추세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어 “3분기 안도랠리 전망은 유지한다”면서 “다만 경로는 예상보다 험난하고, 시간과의 싸움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추격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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