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밀접촉 시 마스크, 장갑, 안면보호구 착용" 조언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태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태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태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태국 송클라대 의과대학과 수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이 조사한 이 사례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7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A씨와 B씨가 송클라대병원에 입원하면서 같은 침상을 썼던 고양이 역시 진료를 받기 위해 수의과대학병원으로 보내졌다.

수의사 C씨는 이 고양이에게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안면보호구 없이 장갑과 마스크만 착용한 채 면봉을 고양이의 코에 댔고, 그때 고양이가 수의사 얼굴을 향해 재채기를 했다. 

이 고양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곧 확인됐다. 검사 사흘 뒤, 수의사C씨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고 확진됐다.

수의사 C씨의 감염 경로를 조사하던 의료진은 고양이로부터 감염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고양이와 고양이 주인 A씨와 B씨, 수의사 C씨는 모두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사람이 고양이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기고, 고양이로부터 다시 사람이 감염된 첫 사례다.

연구진은 "이 사례는 고양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라면서도 "하지만 고양이 몸에서 생존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평균 5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고양이를 통해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고양이와 밀접촉할 때는 마스크, 장갑 이외에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안면 보호구도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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