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시장 등에 업고 폭발적 성장세
한국·일본 양분하던 배터리 시장서 '두각'

중국 전기차시장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배터리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한 CATL이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진=CATL 홈페이지
중국 전기차시장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배터리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한 CATL이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진=CATL 홈페이지

미래 첨단산업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돋보이는 글로벌기업이 있다. 반도체 공정에 핵심장비를 공급하는 ‘ASML’, 전기차시대 혁명을 주도하는 ‘테슬라’, 배터리 영토 확대를 꿈꾸는 ‘CATL’ 등이다. 각 분야에서 이들 기업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들 기업이 현재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과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중국의 배터리기업 CATL은 자국 무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왔다. 최근 CATL은 국내 배터리업계와 경쟁 관계에 놓이며 영토확장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해외 진출을 통해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해 배터리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자국 전기차시장 성장·정부 보조금 지원에 ‘고속성장’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로 CATL은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과거 한국과 일본이 양분하던 배터리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등 우위를 가져갔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CATL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자국 배터리업계만 보조금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CATL은 내수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왔다.

배터리 최대 수요처인 중국 전기차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CATL도 점차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8년 글로벌시장에서는 일본의 파나소닉에 이어 CATL은 2위에 올랐다.

이때부터 배터리시장 독주체제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당시 배터리업계에서도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1%를 넘어선 1~10% 구간에 진입하는 등 중국 배터리시장도 고속성장 시기에 돌입한 것으로 봤다.

CATL은 이 과정에서 기존 한국 업체들의 고객사였던 완성체기업과 연달아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섰다. 실제 CATL은 기술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연구와 개발에 20억위안의 투자를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글로벌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재도 CATL은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50.8GWh로 배터리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앞으로 10년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23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ATL은 배터리시장 확대에 따른 해외진출 계획을 세웠다.

CATL은 국내 배터리업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 해외진출을 통해 점유율 격차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CATL 홈페이지
CATL은 국내 배터리업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 해외진출을 통해 점유율 격차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CATL 홈페이지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 미국·유럽 등 영토확장 나서

최근 CATL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노리는 북미시장을 정조준했다. 투자 규모만 5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북미 배터리공장 건설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해외 진출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투자 확대를 선언하는 등 점유율 격차를 좁혀오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현지에 직접 공장을 세워 공급처를 추가로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CATL은 미국 내 첫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막바지 부지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공장 부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켄터키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쩡위췬 CATL 회장도 해외 자동차업체를 위해 해당 기업이 있는 국가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ATL의 신설 공장부지로 거론되는 켄터키주 루이빌에는 포드차 공장 2곳이 위치했다.

CATL은 이를 계기로 사업영역을 점차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18억유로(약 2조4079억원)를 들인 첫 해외공장 독일 아른슈타트 공장 가동을 앞뒀다. 유럽과 미국 공장 증설로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량은 2025년 세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국내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우위를 보였던 만큼 CATL은 이를 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뜨거워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진출로 국내 배터리기업과 경쟁도 불가피하다. CATL은 이와 함께 원통형 배터리시장 진출을 예고하는 등 왕좌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수 기반으로 성장한 CATL이 원통형배터리라는 새로운 무기를 내세워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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